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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근순 GCDF12기.
커리어는 희망입니다.
성장욕구를 지향하지 못하는 청소년들(매슬로우의 관점에서)2012-01-24

  청소년들에게는 학교 밖으로 나가서 상담을 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여건이 아니다. 나는 청소년들이 활동하는 공간으로 찾아 가는 상담을 병행한다.

  교육은 예나 지금이나 학생들이 성장하고 변화하여 자기실현하는 존재가 되라고 애쓰고 있다. 교육의 기회가 박탈되지 않도록 방과후 무료 교육들이 시행되기도 하고, 유익한 프로그램들을 주기적으로 제공해주기도 한다.

  공교육은 부모 세대에서 받고자 했던 사교육들을 공교육안에서 흡수해 주고자 노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태 위태한 학교 현장의 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내가 만났던 청소년들을 매슬로우의 눈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매슬로우는 인간에게는 욕구가 위계적으로 존재하며, 아랫단계의 욕구가 충족되어야 윗단계 욕구가 지향된다고 주장하였다. 잘 살펴보면 결핍욕구가 밑에 있고 성장욕구는 맨 윗단계에 있다. 최상의 욕구인 자기실현욕구를 지향하는 청소년들은 얼마나 될까? 어른들은 청소년들이 목표의식을 가지고 즐겁게 공부하며 미래를 대비하기 바란다. 그런데 즐겁게 공부하기는 것은 자기실현이라는 최상의 욕구가 아닌가? 아랫단계의 결핍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서 맨 윗단계의 자기실현의 동기화 되기가 쉬울까?

  맨 아랫단계의 생리적 욕구가 결핍된 아이들이 설마 있을까?라고 생각하시나요? 주변에서 언뜻 보면 잘들 사는 것 같아 흔히들 그렇게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방학이 되면 어디서 있어야 할지 공중으로 붕뜨는 청소년을 발견하곤 한다. 뿐만 아니라 한 끼 밥을 걱정해야 하는 청소년들도 있다. 평소에 상담실에서 웃으면서 주변의 일들로 고민하던 학생이 어느 날 갑자기 꺼내놓은 생존과 관련된 욕구들. 복지관에 계신 분들은 잘 알 것 같다. 이런 문제로 상담과 복지의 소통과 연계가 필요하다.
  사람은 환경속에서 안전함을 느끼려고 한다. 과연 우리의 삶이 안전한가? 아침에 갑자기 지진이 발생한다면 안전하다고 볼 수 있는가? 이건 물리적인 이야기이다. 우리는 물리적으로는 안전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안전의 욕구는 물리적인 것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것도 있다. 아동 청소년들에게 우리가 물리적인 안전감을 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심리적인 안전감까지 책임져 줄 수 있는가? 상담실에 가지고 오는 주제들로는 가정의 갈등, 폭력에 노출 등 안전과 관련된 문제를 자주 가지고 온다. 청소년들이 안전욕구에서 충족되지 않으면 청소년들은 불안해 지고 공부하는 것도 어렵게 되는 것 같다.
  우리는 타인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기를 원한다. 청소년들은 이 욕구를 어디서 채울까요? 또래관계에서 채우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상담주제로 교우관계를 가지고 오기 때문에 또래에서 채울 것 같지만 일차적으로는 가정내에서 부모와의 관계에서 사랑과 소속의 욕구를 채우게 된다. 사춘기 이후에는 또래관계가 중요하지만 본질적으로는 부모자녀관계이다. 청소년에게 문제가 터지고 나서도 부모와의 관계가 좋았던 아이, 끝까지 자녀를 믿어주고 자녀가 포기하고 싶을 때 조차 부모가 끝까지 애정과 관심을 갖고 위로하고 격려해 주었던 청소년들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 같다. 참으로 사랑과 소속의 욕구는 중요한 것 같다. 이 욕구가 결핍된 청소년들은 그 이상 성장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 같다. 자녀가 더 좋은 학교로 진학하는 것 같은 외견상 성장, 부모 자신의 욕구 때문에 사랑을 앞세워서 자녀의 마음을 병들게 하면서 온갖 방법을 사용했던 성장이라면 다시 한 번 자녀의 입장을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자존감의 욕구는 내가 좋은 사람이고 싶다는 것이다. 자존감을 높이려면 주변사람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고 좋은 평가를 받을 뭔가를 해야 하는데 청소년기에는 학업성취가 거기에 들어가는 것 같다. 공부 잘하면 엄마가 나를 좋게 봐주는 것 같아 열심히 하는데, 지금 무한히 열심히 하는 청소년에게 너는 조금만 더 하면 되잖아. 수업시간에 조금만 더 집중하면 장학금은 문제없어~ 스스로 노력한 댓가에 대한 긍정적인 자존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힘든 상황의 청소년을 만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자기실현욕구이다. 인생의 선배로서 교사나 부모들은 내가 너라면 지금 그렇게 안한다. 어떻게 게임만하고 멍 때리고 잠만 자느냐고? 책도 읽고, 좋은 친구들도 만나고 영어공부도 좀 하면서 미래를 대비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정서적으로 채워지지 않은 결핍된 청소년들에게 방과 후 교육마저 잘 해내야 하는 현실, 학업도 잘 해야 하고, 교우 관계도 원만해야 하며, 예의도 발라야 하며, 미래의 꿈도 잘 설정하여 준비해나가야 하는 청소년들이 짊어질 짐들이 산더미 같다. 아랫부분의 기본적인 정서적인 부분이 채워지지 않은 채 말이다. 일례로 부모에 대한 애도과정을 얘기하면서 풀고 싶은 청소년에게 그 이야기는 입 밖으로 내지 못하게 꽁꽁 마음속에 얼린 채 학업적인 부분만을 잘 해내도록 상담하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꿈꾸기 위해서는 아픈 부분을 치유하는 작업이 병행해야 하는데, 건너뛰라고 한다.

  무엇보다도 청소년의 입장에서 접근하는 현장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자아실현을 수천 번 강조하기 보다는 밑 부분이 안 되어서 계속 공허함을 느끼는 청소년들과 만날 때 그걸로 공감해주고 그걸 먼저 채워줘야 하는 상담자, 부모, 학교환경이 되어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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