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읽었던 책들을 살펴보다 문득 ‘포지셔닝(알 리스 & 잭 트라우트)’이 눈에 들어왔다. 마케팅을 비롯한 경영전략에서 바이블로 불리우는 개념으로 알려져 있지만 개인의 성장을 비롯한 다양한 장면에도 적용할 수 있다. 포지셔닝 개념의 이해와 해석 및 적용은 개인마다 다를 것이지만 경영전략 차원이 아닌 개인 수준에 적용하자면, 포지셔닝은 자신의 역할과 역할책임을 정의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사회적인 인식을 거쳐 평가로 마무리되는 과정이다.
역할은 어떠한 영역에서 활동할지를 선택 또는 수용하는 것으로부터 만들어진다. 역할의 선택은 자의적일 수도 있고 타의에 의해서 주어질 수도 있겠지만 결국 자신이 수용하느냐의 문제이다. 조금 더 깊이 보면 자신의 동기와 부합하는 정도의 문제이기도 하다. 역할책임은 역할에 따라 자연스럽게 대두되기도 하지만 이 또한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역할은 필연적으로 관계가 맺어지는 ‘상대’를 갖게 된다. 역할책임을 완전하게 수행했을 때 상대로부터 받고 싶은 찬사를 생각해보자. 사람마다 찬사의 수준이 다르지만, 듣고 싶은 찬사를 뒤집어보면 바로 역할에 따른 책임이 된다. 예를 들어 교수자의 역할에서 역할책임은 단순히 지식과 기술을 잘 전수하는 것일 될 수도 있고, 지식과 기술은 물론 미래의 역할과 올바른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촉진하고 안내하는 수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역할과 역할책임은 자신이 추구하는 포지셔닝을 선택하게끔 이끌어준다. 한편 역할과 역할책임은 필연적으로 사회적인 평가를 피할 수 없으며, 궁극적으로 이에 따라 사회적 각인으로 남는다. 사회적 평가는 단지 표준적인 성과의 달성 여부와 같은 이분법적 방식으로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역할행동을 수행하는 과정은 물론이고 추구하고 지키려는 핵심가치 및 이와 부합하는 행동 등도 사회적 평가의 대상이 되며 이러한 전반적인 평가를 통해 사회적으로 자리매김 된다. 평가와 자리매김은 개인 외적인 영역이고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나 내적인 선택인 역할, 역할책임, 핵심가치, 수행 등은 결국 개인적 및 사회적 정체성을 이루는 근간이다.
조직이든 개인이든 사회적 상호작용 속에서 수 많은 주체가 포지셔닝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코 쉽지 않다. 무엇보다도 자의식, 자기개념, 정체성 등이 명확해야 하기 때문이다. 커리어 전문가로 인정받고 싶거나 추구하고 있다면 자신이 보유한 경험과 기술을 앞세우기 전에 이 같은 개인의 내적 특질이 먼저 정립하고 하나의 축에 정렬시킬 필요가 있다.
Ph.D., CDF-I, GCDF, MCDS, Supervis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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