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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러하듯이 농부에게는 한 뼘의 햇살이 아쉬운 계절이다. 지방출장으로 인해 하루 차이의 서리를 피하지 못했다.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바쁜 일상을 핑계로 대비하지 못했다.
워크숍을 진행할 때마다 필자가 수행하는 여러 가지 역할들을 돌아보지만 늘 과도한 욕심을 내는 모습에서 진정 중요한 역할을 소홀이 하는 부끄러움을 보게 된다. 어떤 역할이든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모든 것이 다 소중하다 생각하며 초점을 잃는 상황, 단지 현재의 여건이나 상태에만 관심을 두다 먼 미래이든 가까운 장래이든 충분한 염려와 준비가 부족한 상황, 피상적인 현상에 현혹되어 심연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 등등을 여전히 반복하고 있다. 짧은 가을에 대한 아쉬움을 언젠가는 떨칠 수 있기를 바라듯이 삶 전반에 대한 통제와 적응이 보다 낳아지기를 늘 고대한다.
경제, 안보, 정치, 그리고 문화에 이르기까지 각 장 혹은 서로 연계하여 불확실성이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조심스럽게 예측하자면, 꽤 오래 동안 이 추세가 이어질 것이다. 불확실성은 오랫동안 익숙해진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균형을 찾는 과정이든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과정이든 익숙함에서 벗어날 것을 크게 요구한다. 불확실성은 또한 새로운 기회의 도래를 의미한다. 비록 소수의 사람들만이 불확실성을 활용하고 그 혜택을 누리지만 대부분의 사람들도 불확실성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나아갈 길에서 이탈하거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급급한 모습은 마치 첫 서리가 내리기 직전의 장면과도 같다. 가을이 깊어지면 언제든 서리가 내릴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내일은 아니겠지’라는 생각에 젖어 피해를 면치 못하거나 기회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운이 따른다면 몇 년 내에 작금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걷힐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 역할을 유지하든 변화가 있든 잘 적응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수명이 다하는 날까지 역할과 역할책임, 더 나아가 역할의 본질에 대한 불확실성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Ph.D., CDF-I, GCDF, MCDS, Supervis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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