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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사회의 몇 가지 특징 중의 하나는 지식근로자가 노동력의 중심이라는 점이다. 피터 드러커는 지식이 지식사회의 핵심자산이자 희소자원이므로 지식근로자가 새로운 자본가라 했다. 물론 이때의 지식은 단순이 ‘앎’이 아니라 성과를 낼 수 있는 전문화된 지식을 의미한다. 지식근로자는 스스로를 ‘전문가’로 생각한다. 즉 지식근로자는 스스로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으로부터도 정체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작금의 세계경제를 지배하는 것은 지식자본이다. 드러커의 표현에서 재차 인용하자면 지난 수 십 년에 걸쳐 경제의 중심부로 이동했던 산업들은 생산과 분배가 아닌 지식과 정보를 분배하는 기업들로 구성된 산업이다. 제약산업이든 정보통신산업이든 실질적인 제품은 지식이다. 알약, 주사제, 정보기기, 로봇 등등은 지식을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 그러니 지식사회의 본질을 오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인쇄술의 발견이 지식의 복제와 확산에 크게 기여한 바와 같이 지식의 융복합이 일반화되며 지식은 더욱 빠르게 새로운 지식을 생성했을 뿐만 아니라 지식정보화사회를 탄생시켰다. 달리 표현하면 과거에는 소수의 사람들만 접할 수 있었던 지식과 정보를 누구나 어렵지 않게 획득하고 사용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러나 오해하지 말자. 정보기기나 프로그램들을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전문가는 아니다. 인쇄술의 발전이 지식의 확산에 크게 기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사고능력 혹은 생각하는 힘을 향상하는 데에는 큰 도움이 안되었듯이, 지식정보화사회 혹은 제4차산업혁명시대가 본격화되었어도 인간의 생각하는 힘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정보기술의 발전이 학습을 비롯하여 지식을 획득할 수 있는 능력과 기회를 크게 신장하였으나 소위 이해하고 통찰하는 능력은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지식의 획득이 손 쉬워진 탓에 생각하는 힘이나 통찰능력이 감소한 것은 아닌 지 걱정이 앞선다. 이와 더불어 염려하는 것은 지식을 쉽게 획득할 수 있음으로 인해 가짜 전문가가 대량으로 배출되고 활보하게 된 것이다. 과거에 비하여 작은 노력으로 지식을 획득/유통할 수 있게 된 세상에서는 전문가 행세가 쉽다. 자신에 대한 성찰과 세상에 대한 통찰이 그리 깊지 않아도 사람들이 갈증을 느끼는 지식이나 정보를 유통함으로써 스스로 전문가 행세를 하거나 오해를 유발하는 것이다. 그러니 간곡히 부탁하건대 정보의 홍수에 편승하여 사람들을 현혹하는 행위를 그만 두었으면 좋겠다.
어느 분야에서든 지식 혹은 지식자본을 갖춘 것 만으로는 결코 전문가가 될 수 없다. 다시 말해 지식근로자가 될 수 없다. 다른 사람보다 다소 경험이 많다거나 다소 정보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람을 전문가로 부르지 않으며 지식근로자로도 생각하지 않는다. 다소 작위적일 수 있겠으나 지식근로자 혹은 전문가는 말 그대로 지식근로자의 몇 가지 특징을 온전히 갖고 있는 사람이다. 진로개발분야에서라도 가짜 전문가로 행세하거나 이들에게 현혹되는 일이 더 이상 없기를 기대한다.
Ph.D., CDF-I, GCDF, MCDS, Supervis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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