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장에서의 불편함을 뒤로하고 공항을 나서며 처음 느낀 것은 엄청난 빈부격차였다. 비록 짧은 기간 동안 보고 느낀 것이지만 일상으로 돌아온 뒤에도 충격이 여전하다. 방문했던 국가의 역사, 문화, 정치, 경제 등등에 대한 필자의 이해가 극히 짧은 것이 원인일 수도 있겠지만 이처럼 극단적으로 이분화된 사회는 처음 경험하였다. 불편한 감정은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듯이 보이는 일상에서 시작되었고, 각자의 영역 안에서만 존재하며 살고 있는 극단적인 사회상을 반복 경험하며 더욱 깊어졌다.
어떤 가정에서 출생하느냐가 각 개인의 일생을 결정하고 이 조차도 당연하듯 받아들이는 사회는 지금까지 보지 못하였다. 극단적으로 빈곤하거나 부유한 사회는 보았어도 이 같이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측으로 양분된 사회가 현대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커다란 충격이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도 화가 나지만 이미 결정된 운명이기에 바뀔 수 없다는 사고에서도 화가 난다. 그리고 이 모든 비참한 사실들에도 불구하고 나와는 무관하다는 나 자신으로부터 더욱 화가 난다. 우리의 역할은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라고 수 없이 되새기며 살아 왔지만 어쩌면 수용할 수 있는 극히 제한된 범위 혹은 상자 안에 안락하게 자리잡고 단지 목청 높이는 시늉으로 일관했을지 모른다는 창피함이 엄습한다. ‘개인의 힘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안이함과 함께 내 자신 안에 굳건히 자리잡고 있는 욕심, 나태함, 이기심, 허영 등등이 얼마나 큰지 깨달을 수 있는 경험을 통하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초조함이 떠나지 않는다. 우리가 단지 수입을 위하여 혹은 자신의 영달이나 명예 등 만을 위하여 일을 한다면 여타의 일반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전혀 다를 바 없다. 격렬한 투쟁이 아니더라도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낳게 만드는 일에 동의하고 동참하는 것이 우리들 커리어전문가이고, 다른 이들이 커리어문제를 해소하도록 돕는 것이 우리들의 역할이다. 비록 자신의 생존이 가장 시급한 과제이더라도 부디 세상이 조금 더 밝아지도록 작은 힘을 더하는 우리들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Ph.D., CDF-I, GCDF, MCDS, Supervis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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