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은 저 마다 다르지만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이 주요 기준이거나 최소한 공통점이 되기 쉽다.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라는 수 많은 조언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현실적인 선택은 이 두 가지를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할 수 있는 일’은 일의 수행과 관련된 능력이나 자원을 갖추고 있을 때의 관점이므로 이 범주에 속한 일의 선택은 그리 어렵지 않다. 물론 직업의 선택은 현실과 미래 그리고 자신과 관련된 많은 고려와 염려를 반영하므로 이처럼 단순하지 않다. ‘해야 할 일’은 가치와 연관되므로 무엇보다도 책임이나 의무가 크게 작용한다. 생존을 위하여, 가족부양을 위하여 혹은 그 무엇을 위해서든 자신이 진정 원하지 않더라도 의무와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고통이 따르더라도 인내하며 ‘해야 할 일’을 의미한다.
어떻게 선택하든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의 관점에서 일을 선택한 이후에는 ‘하다 보니 익숙해져’ 다른 선택으로 눈을 돌리기가 쉽지 않다. 앞서 적었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일’을 선택하는 보편적인 방법이다. 커리어전문가로서 이러한 보편적인 방법이 크게 잘못되었거나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지나친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록 ‘어쩔 수 없이’ 일을 선택하거나 받아들이더라도 익숙해지면서 ‘일’과 ‘역할’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한 통찰을 거듭하며 자신의 역할과 정체성을 재창조하고 삶의 만족에 한 걸음씩 다가서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거나 과정이라는 생각의 이면에는 자신도 모르게 서구의 개인주의문화에 크게 영향 받은 결과일 수도 있다. 커리어개발에 대한 서구의 관점에서 가장 이상적인 지향점은 독립된 개인으로서 자신의 삶과 커리어에 대한 주도적인 책무성을 발휘하는 상태이다. 그러므로 이 사상의 바탕에서는 그 어떤 방안보다 ‘좋아하는 일’을 찾고, 선택하고, 매진하는 삶을 강조한다. 그러니 커리어전문가라면 이상을 설파하기에 앞서 과연 최상의 방안인지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좋아하는 일’은 단순히 현재의 상태로서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더 좋아할 수도 있었을 다른 대안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성장과 환경변화로 인해 다른 대안을 더 좋아하게 될 수도 있다. 부연하자면 단순히 흥미진단이나 적성검사를 통해 쉽게 판단할 수 없으며 ‘일’ 혹은 ‘수행과제’의 용이함으로 가볍게 결정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좋아하는 일’에 대한 고민은 여러 가지 요인들을 복합적으로 살펴보게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명확히 알고 있다면 무엇보다 ‘좋아하는 명확한 이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타고난 재능, 가까운 사람들을 비롯한 환경의 영향, 성취감, 익숙함, 능력 등등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결국 ‘자기효능감’과 ‘가치체계’가 크게 작용한 결과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두 가지 요인의 통찰과 통합에서 비롯된 ‘좋아하는 일’은 단기간에 기대하는 성과를 얻지 못하거나 혹은 성과를 얻기까지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않게 된다. 결과적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수행능력, 성과, 만족, 몰입, 대처능력 등등이 지속적으로 빠르게 향상되며 소위 성공에 이르게 된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당장의 ‘할 수 있는 일’을 넘어서서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라고 조언하는 것이다.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 ‘좋아하는 일’ 등이 모두 반영된 일의 선택은 결코 쉽지 않다. 또 어느 한 가지 만을 고려한 선택이라도 잘못된 것은 아니다. 커리어전문가로서의 조언은 이 세 가지 관점이 가능한 균형 있게 반영됨으로써 단기 및 장기 관점의 커리어개발이 조화를 이루기 쉬워지고, 결과적으로 삶의 만족을 향상시키는데 보다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
커리어전문가로서 자신의 선택은 세 가지 관점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솔직하게 돌아보라. 현재의 직업에서 지치고 미래의 꿈을 그리기 어렵다고 느껴지면 지금이 바로 세 가지 관점을 통찰하고 통합할 때이다.
Ph.D., CDF-I, GCDF, MCDS, Supervisor |
.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