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st way
김웅태 CDF-I, GCDF, Supervisor
내가 이 길을 선택했을 때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였다. 지금도 그 소리는 변함 없다.
중계망의 종속에서 벗어나자2019-06-03
 

산업조직 경제학 모형의 하나로 널리 알려진 마이클 포터의 제품 포트폴리오 관점(5 Force Model)에서 보면, 공급자와 수 많은 소비자 간의 연결점을 누가 점유하느냐가 사업에서의 수익성을 결정해준다. 또한 기업 간 거래 관계에 대한 사회연결망 분석에서는 특정 기업이 거래관계연결망에서 어떤 위치를 점하고 있는가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진다고 보고 있다(이경묵 블로그 인용).

우리나라의 커리어 서비스도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기술이 크게 활용되는 현 시점에서도 우리나라의 상황은 정부가 커리어 서비스 공급자 혹은 서비스와 최종 소비자를 연결하는 가장 큰 중개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사실상 정부는 공급자이면서 중개자역할을 동시에 가짐으로써 선수이자 심판으로 활약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는 수 많은 강좌 및 서비스의 공급자인 커리어 전문가와 공급사를 철저하게 정부의 정책에 종속되고 정부의 뜻에 따를 수 밖에 없게 만들며, 결과적으로 원청기업에 철저하게 종속된 하청기업의 비애를 고스란히 감내할 수 밖에 없게 한다.

반면 하청기업의 운명이 항상 중재자 혹은 원청기업에 의해 결정되거나 낮은 수익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역시 부품을 공급하는 하청업체의 입장이지만, 수익율이 70%에 육박하는 원청을 부리는 하청업체이다. 무엇이 이를 가능하게 하였을까?

자원기반관점에서는 기업이 얼마나 좋은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따라 기업의 성장성, 수익성, 지속적 경쟁우위가 결정된다고 보고 있다(이경묵 블로그 인용). 가치(Value), 희소성(Rare), 비모방성(Imperfectly), 대체불가성(Non-substitutable) 등의 네 가지 조건을 충족함으로써, 즉 조직 내부에서 오래 동안 축적한 자원이 지속적인 경쟁우위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실제 우리 주변에서도 대기업이 아님에도 세계시장을 제패하고 있는 많은 중소기업이 이와 같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며, 산업교육 영역에서 활동하는 개인들로부터도 유사한 예를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4월 초 국회에서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수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내년 4월 이후부터는 1000인 이상을 고용한 기업은 정년퇴직직원을 위한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게 되었다. 수 년 동안 커리어서비스 공급자를 비롯한 일부 산업교육기관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시장이 열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상황에 대해서 냉정하게 집어보자. 우선 시장에서 활동하는 조직과 개인의 노력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기본적으로 환경 변화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이 뒤늦게 대응한 결과일 뿐이며, 사업에 대한 전적인 통제권 혹은 중계망은 여전히 정부가 쥐고 있다. 이해관계자들 가운데 커리어 서비스 공급자는 시장의 확대나 축소에 여전히 영향을 주지 못한다. 또한 대상 기업의 대부분은 외부 공급자를 활용하기 보다는 자체적으로 대처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 소수의 커리어 활동가는 혜택을 누릴 수 있겠지만 커리어 서비스가 국가수준의 커리어개발을 이끌거나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는 것은 여전히 요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언급한 VRIN 관점을 커리어 서비스 시장에 적용해보자. 조직이든 개인이든 VRIN 관점에 부합하는 존재는 여전히 찾아보기 어렵다. 조직들은 정부가 만들고 통제하는 중계망의 한 노드에서 벗어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지난 10여년에 걸쳐 개인 활동가들의 성장이 크더라도 VRIN 관점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조직과 개인 모두 영원히 정부의 중계망에 의해 통제되는 작은 점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소위 4차산업혁명이 진행될 수록 더욱 낮은 지위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커리어 전문가로서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자원, 대부분이 상담(굳이 상담이 아니라도 좋다)이나 강의와 관련된 역량일 것인데, 이들 자원이 4차산업혁명을 비롯하여 정부의 통제에 따른 기회나 위협을 중화시킬 수 있을 협상력을 갖고 있는가 살펴보자. 그렇지 못하다면 결코 가치 있는 자원이 되지 않는다. 조직이든 활동가 개인이든 자신의 자원(즉 역량)이 다른 경쟁자들도 보유하고 있거나 쉽게 확보할 수 있는 것들이라면 언제든 시장으로부터 퇴출될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역량이 어렵지 않게 모방되거나 대체될 수 있다면 이 또한 동일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정보기술에 의한 인력의 대체와 관련하여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편적인 커리어 전문가의 역할과 수행방법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떠한 관점에서든 심각한 우려를 피할 수 없다. 해외 사례이지만 미용사와의 전화상담에 정보기술이 적용된 사례에서 정보기술이 사용된 것을 눈치챈 사람이 없었다는 것과 이미 입/퇴사자 관리에서 예측과 관리에 사용된 정보기술의 정확도가 98%에 이른다는 사실은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결합된 커리어 서비스의 미래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 한다. Preparedness에 초점을 둔 방식은 더 이상의 효과성을 유지하기 어려우며, 현재의 천편일률적이고 안이한 방식의 개입은 곧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사람이 가진 정서적인 특성이 버팀목이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미용실 사례에서 보았듯이 일말의 기대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결국 커리어 전문가로서 갖추어야 할 VRIN은 통찰과 식견을 충분히 갖추는 것에서 출발할 수 밖에 없다. 당신의 VRIN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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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D., CDF-I, GCDF, MCDS, Supervis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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