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st way
김웅태 CDF-I, GCDF, Supervisor
내가 이 길을 선택했을 때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였다. 지금도 그 소리는 변함 없다.
혼돈의 시대, 그래도 길은 있다2018-06-18

      커리어 활동가(Career Practitioner)로서 필자의 역할과 역할책임은 이론가(theorist)나 연구자(researcher) 등과는 분명히 다르다. 커리어 전문가로서 상담자, 교수자, 그리고 전도사의 삼위일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늘 노심초사하지만 현장활동가의 R&R(Role and Responsibility)을 벗어나지 않으려고 늘 노력한다.

  현장활동가로서 근래에 고심하는 몇 가지 염려가 있다. 첫 번째는 수 년 전부터 저조해지던 우리나라의 경제가 완전히 침체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다. 원인이 무엇이든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 20년 전에는 온 국민의 절치부심과 더불어 대외여건이 크게 유리한 상황이었기에 그리 길지 않게 위기를 넘길 수 있었지만, 작금의 국내외 상황에서는 재현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한국판 잃어버린 20의 첫 해가 될지 모른다는 염려가 가시지 않는다. 두 번째는 쉼 없이 계속되는 기술진보와 그 파급효과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부르든 3차 산업혁명으로 부르든 기술의 진보는 현실세계로 무섭게 파고들고 있다. 단지 산업현장에서의 혁신에 그치지 않고 삶의 모든 장면에서 빠르게 진행되는 변화는 헤아리기 어려운 속도로 인해 경이를 넘어서서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이미 오래 전부터 기술의 진보가 만들어 낼 세상에 대한 상상들이 있었지만 현실이 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커다란 문제가 된다. 과연 우리가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었는지 확신하기 어렵다. 세 번째는 남북간의 화해 분위기이다. 이상적인 생각으로는 북한이 아니라 그 어떤 상대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절대적으로 옳다. 그러나 그 이상 또한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치러야 할 대가는 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성급하게 재통일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요원한 기대일뿐만 아니라 최소한 적대적이거나 상호 위협적인 상황에서 벗어나기까지도 매우 험난한 길이 기다린다. 내부적으로 제도, 문화, 경제 등등의 모든 면에서 상이한 체제와 우호적인 관계를 만드는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며, 외부적으로는 외교, 군사, 경제 등등의 전반에서 강력한 세력들의 각축장 한 가운데 위치함으로써 모든 이해상충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 우리에게는 이러한 세 가지 상황이 동시에 전개되고 있다. 10, 20년 후의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 사치스럽거나 순진무구하게 보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불과 1, 2년 앞의 상황조차 예상하기 어려운 것이 작금의 현실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커리어 활동가로서 해야 할 일들과 준비할 것들이 과거에 비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필자의 가장 큰 염려가 되었다. 늘 삼위일체의 역할과 역할책임을 잊지 않고 살지만 지금까지 성인의 커리어 개발을 돕기 위한 역할, 좋은 상담자를 육성하기 위한 노력, 그리고 커리어 개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문화형성을 위한 시도들이 앞으로도 효과적일지 확신하기 어렵다. 시간이 흐르며 언젠가는 어떤 형태로든 다시 안정을 찾겠지만 무방비상태로 혹은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듯이 외면하는 것은 결코 커리어 전문가답지 않다. 우리에게 세상을 바꿀만한 영향력이 없더라도 이러한 염려와 숙고를 통해 여전히 사람들을 잘 도울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변치 않는다.

Ph.D., CDF-I, GCDF, MCDS, Supervis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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