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진행중인 4차 산업혁명은 삶의 모든 영역에 걸쳐 예외 없이 큰 영향을 주며 급격한 변화를 유발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 가운데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노동시장과 일자리 수의 변화에 대한 것으로서, 일자리가 축소 또는 소멸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과 새롭게 생길 일자리가 이를 충분히 보완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치열한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일자리 및 노동시장 등이 기술발달에 의해 매우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이들의 변화는 인구사회적요인, 정책, 경제성, 개인의 고용가능성 등과 같은 매우 많은 요인들이 복잡하게 작용한 결과이다. 그러므로 기술진보 만의 관점을 바탕으로 일자리와 노동시장의 변화를 논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기술발달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은 기술로의 대체가능성에 따라 완전한 대체불가에서 완전한 대체에 이르는 다양한 유형으로 전개될 것이다. 실제로 직업자체가 완전히 사라지기 이해서는 소멸되는 직업에 포함된 과업(task)들이 모두 기술로 대체되어야 하므로 기술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및 경제적 요인들로 인해 급격한 직업소멸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기술의 도입이 직업(직무: job)을 구성하는 과업들에 미치는 결과는 유지, 소멸, 축소, 확대, 변화, 신설 등으로 나타날 것이다. 흔히 기술에 의한 직업(직무)의 대체 가능성은 직무의 정형화 정도와 숙련 정도 등을 기준으로 예상하며, 정형화 정도가 높고 숙련도가 낮은 직업(직무)들이 가장 먼저 대체될 것으로 보는 데는 이견이 없다.
여타 직업의 미래를 전망하듯이 커리어 전문가(career practitioner 또는 career counselor; 우리나라의 직업상담사는 practitioner에 속함)의 미래도 동일한 방식으로 조망할 수 있다. 직관적인 관점에서 보면 정형화와 숙련 정도 관점에서 커리어 전문가 직업(직무)는 기술에 의한 대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career counselor 자격을 보유한 분이 극소수에 불과하므로 우리나라 커리어 전문가들의 직무와 직무역량 관점에서는 매우 다른 전망을 하게 된다.
어떤 직업이든 그 직업의 구체적인 내용은 사회, 경제, 문화적인 요구에 따른 과업들로 구성되며, 따라서 국가나 사회에 따른 직무능력의 차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반면 NCS 다음 단계인 NQF 및 국가간의 자격인정 차원에서 본다면 직무능력의 차이가 매우 심각하다. 이러한 점에서 비록 현장활동가들을 위한 다양한 직무능력표준이 제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GCDF 자격을 제외하면 국제적으로 요구 및 인정되는 표준직무역량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리고 이는 훈련과정이나 실제 과업수행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사회문화경제체계의 다름을 감안할 때 단지 직무능력 만이 차이가 난다면 이러한 격차가 그리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기술의 대체 가능성과 글로벌화에 따른 직업의 소멸 가능성 차원에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빠른 시간 내에 커리어 전문가 직업(직무)가 소멸되지는 않겠지만 직무내용에서는 현재 수행하고 있는 커리어 전문가 과업의 대부분이 높은 정형화와 낮은 숙련 정도라는 점은 매우 심각한 위험이다. 우리나라 커리어 현장에서 요구되고 발휘되고 있는 커리어전문가역량들의 70% 이상이 현재의 ICT 기술로도 어렵지 않게 대체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성, 사회적 요구, 정치적 판단 등에 의하여 대체가 지연되고 있는 상태이다.
커리어 전문가 과업의 어느 정도가 기술변화에 따른 영향권(유지, 소멸, 축소, 확대, 변화, 신설) 안에 있는지 판단하는 것은 의외로 쉽다. 그러므로 우리가 기술에 의해 대체되지 않기 위한 노력을 미루거나 안이하게 생각할 여유가 전혀 없다. 수 년 내에 다른 직업으로 전환할 계획이 없다면 자신의 미래 커리어에 대한 진지한 검토와 염려, 그리고 치밀한 준비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요구되는 시대가 바로 지금 제4차산업혁령기 인 것이다.
Ph.D., CDF-I, GCDF, MCDS, Supervis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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