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인다!
어떤 유형의 커리어센터이든 입구에 서서 살펴보거나 커리어센터의 배치(floor plan)을 보면 중요한 사실들을 알 수 있다. 전직지원이든, 재취업이든, 취업 혹은 진로개발을 목적으로 설립/운영되든 무관하다. 커리어센터는 어떤 이용자들이 어떠한 목적으로 CDC(커리어개발센터)를 방문하는지가 크게 중요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각 CDC의 운영체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CDC를 개발하거나 운영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우선 어떠한 배경이론의 토대 위에 CDC를 운영할 지 결정해야 한다. 주요고객들의 욕구해소를 돕기 위해 어떤 배경이론을 선택하느냐는 단지 상담이나 강좌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CDC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결정하는 근본요인이 바로 CDC의 배경이론이다. 취업/재취업 지원이 주 목적인 CDC라 하더라도 전문대학, 4년제 대학,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전직지원센터 등등 주변에서 흔히 보는 CDC들이지만 배경이론은 각기 달라야 한다. 배경이론이 다르면 ‘지원’의 구성과 전달체계도 달라진다. 당장의 눈에 보이는 어떤 서비스 혹은 기능을 갖추었느냐에 현혹되면 CDC의 성과는 결코 높아질 수 없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대학에서 경력개발센터장으로 근무하며 취업지원센터의 기능을 통합한 CDC로 리모델링 했던 경험이 있다. 이 과정에서 건축을 전공한 분들과 수도 없이 격론을 벌이며 힘들게 진행했던 경험은 두고 두고 아쉬움을 갖게 한다. 대학의 최고경영자와 주요보직자가 건축전공을 내세우며 소위 보여주기에 모든 노력과 자원을 투입하려는 의지(?)를 변화시키는 것이 CDC 설계와 개발 과정보다 몇 배 이상 힘들었고, 다행히 디자인을 전공한 다른 교수의 힘을 빌어 space syntax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반영하여 필자의 의지를 관철시켰지만 완성도가 다소 부족했기 때문이다. 커리어센터는 좋은 인테리어, 최신 시설들을 갖추었다고 올바르거나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기껏해야 스탭의 편리함과 관람객의 눈요기꺼리만 얻어질 뿐 이용자들의 이익은 저 멀리 달아나게 된다.
Floor plan은 배경이론에서 시작되며, 이를 구현하기 위한 고객흐름(customer flow)을 설계하고(업무나 기능의 흐름(work flow)이나 집기 배치에 따른 고객동선이 아님), 여기에 다양한 고객욕구와 준비도 수준 등을 반영하여 전달체계가 설계된 후에 만들어지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므로 CDC의 floor plan이나 배치를 보면 성과나 효율성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고객의 기대이익과 실제의 획득이익 간의 차이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물론 운영과정에서는 service quality와 performance 평가를 위한 적절한 도구를 개발하여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필자는 아끼는 제자들에게 늘 가능한 많은 CDC를 방문하고 배경이론과 고객흐름을 조사하고 연구하라고 권한다. 상담실에 앉아서 고객을 돕기도 하지만 CDC 전체의 효율이 낮으면 개인의 성과도 낮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10여년 간 최소 100여 곳 이상의 해외 CDC들을 방문하며 조사했다. Centralized, De-centralized, Virtual, Stand alone 등등 다양한 운영모형들을 살펴본 결과 우수한 CDC들은 늘 배경이론, 고객흐름, Floor plan, 그리고 종합적인 커리어개발체계 등이 잘 맞추어지고 조화를 이루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커리어 전문가로서 상담과 교육에만 관심을 두는 것 만으로는 적어도 우리나라 실정에서 매우 부족하다. 소속된 CDC 전체의 효율성이 개인의 성과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CDC 컨설팅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Ph.D., CDF-I, GCDF, MCDS, Supervis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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