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20년 전에 처음으로 사표를 제출했다.
나는 그때의 심정과 각오가 여전히 변함없는 나 자신이 자랑스럽고 사랑한다. 그때의 마음이 달라졌더라면 현재의 나와는 전혀 다른 존재가 되었을 것이며, 20년 후의 모습도 지금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소위 꽤 괜찮은 철밥통 직장을 직장을 떠나며 언젠가는 다시 돌아올 것이고 그때는 직장환경이 많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 다소 긴 시간이 흘러 15년 만에 복귀한 직장환경은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퇴보했다는 생각을 갖게 하였다. 이번에는 사표를 쓰는 대신 끝을 보겠다는 각오로 임했지만, 결국 현명함의 결여가 두 번째 퇴직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홀가분했다. 세상에 대한 기대와 나의 각오가 여전히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나 자신을 사랑한다. 완전하게 순백의 정의를 지니거나 실천하지 못하더라도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나의 이익을 위하여 옳지 않음을 취한 기억은 없다. 세상이 요구하는 현명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며 어떤 결과를 만드는 것이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라는 것도 잘 알지만, 그렇게 살지 못하는 나 자신이 나는 여전히 자랑스럽다. 행여 미처 깨닫지 못하거나 무의식 속에서 행하는 잘못이나 부정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무엇이 나를 특별하게 하냐고? 90세쯤에 은퇴할 때에도 이러한 마음과 각오가 여전하기를 기대한다는 사실이 나를 특별하게 한다.
당신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Ph.D., CDF-I, GCDF, MCDS, Supervis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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