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st way
김웅태 CDF-I, GCDF, Supervisor
내가 이 길을 선택했을 때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였다. 지금도 그 소리는 변함 없다.
생애계획에 대한 논의 32017-09-13
 생애계획(Life Plan)에 대한 논의

 

생애계획 혹은 인생설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우리사회 만의 유행은 아니지만 급속히 연장된 수명과 이에 못 미치는 근로수명이 우리의 관심을 크게 높였으며, 공공기관을 필두로 다양한 장면에서 실시되고 있는 생애계획프로그램 및 고령자 고용촉진법의 수정입법예고가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생애계획 혹은 그 어떤 명칭으로 불리우든 이 주제에 대한 논의나 관련 프로그램들로부터 느끼는 한계와 공허함도 더욱 커지고 있다. 생애계획프로그램들이 저마다의 정의(definition)를 비롯한 목적, 목표, 방안 등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음에도 아쉬움과 허전함이 쉽게 가시지 않는 것은 획일적인 개념의 제시나 프로그램 구성의 문제라기 보다는 기본적인 개념과 유용함 혹은 한계 등에 대한 기본적인 논의가 배제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러한 점에서 생애계획과 관련된 몇 가지 핵심논제를 나누어 게재한다.

 

생애계획에 대한 논의 3 (지난 호에서 이어집니다.)

 

2. 완벽한 생애계획일지라도 삶의 의미와 만족은 별개이다

 계획은 기본적으로 행동에 대한 체계적인 안내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미래적(prospective)이며, 계획의 성공여부는 사전에 구상하였거나 의도한 상황과 계획된 시간/상태에서의 상황과 얼마나 부합하느냐에 따라 판단된다. 경제개발계획은 이러한 방식으로 판단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인간의 삶과 행동에서의 성공이 반드시 이러한 방식으로 판단되지는 않는다. 금혼식이나 각종 기념식에서 사람들은 인생을 통한 발전에 대하여 충분히 만족할 수 있겠지만 애초에 비교할 수 있는 의도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비교를 통한 성공여부의 판단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상황은 회상적(retrospective) 평가로서 마치 프로젝트에 대한 모든 평가가 프로젝트 종료이후에나 가능한 것과 같다.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의도한 상황에 도달하거나 최소한 실패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다. 성공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가치가 명확하지 않은 것이 삶이라면 - 회상적 평가 영역에 속하는 삶에 대한 판단의 경우 - 생애계획을 만드는 것은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미래의 계획을 수립하지만 결국은 살아 본 후에나 성공여부가 아닌 만족수준을 생각할 수 있을 뿐이다.  

 

 현대인들은 객관적 관점보다 주관적 의미에 따라 자신의 삶을 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리고 의미는 미래적으로 탐색될지언정 전형적으로 회상적획득물이다. 즉 의미에 대한 평가는 오직 해석된 경험 이후에나 가능하다. 계획들은 미래의 활동으로 투사되지만 의미는 이미 발생한 활동 안에서 얻어진다. 은유하자면, 재미있거나 유용한 여행을 계획할 수 있지만 의미 있는 여행을 계획할 수는 없다. 자신의 삶을 계획하는 것은 명백하게 자신의 미래에 대한 구조(structure)를 가져다 주고 자신에게 좋은 것을 합리적인 방법으로 촉진하는 활동을 알려준다. 그러나 자신이 행한 것, 자신에게 일어난 것, 자신이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등에 대한 회상적 해석들의 통합은 자신의 삶을 구조화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대부분이 특정 목표가 결말에 도달하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삶의 계획에는 사전에 결정된 목적지가 없다. 율리시스의 모험은 최종 목적지가 고향에 도착하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여행이 미리 계획된 것이 아니었다. 더 나아가 여행이나 모험의 가치는 단순히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과정에서 여행자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는 어떤 사건들을 경험하는가에 있다. 인생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행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다시 생애계획에 대한 추가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첫째, 계획은 평가를 전제로 하지만 자신의 삶에서 찾을 수 있는 지나온 삶에 대한 의미는 미래의 삶을 구조화하는 계획과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갖는다. 즉 연결점이 없다는 점에서 생애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어떠한 의미나 가치가 있겠는가?

둘째, 미래의 삶에 대한 계획이 없어도 현실적으로는 얼마든지 의미를 찾거나 만족할 수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은 이러한 삶을 산다. 그렇다면 생애계획은 과연 어떠한 가치를 갖는가?

셋째, 생애계획은 몇 번이고 고쳐 써야 하는 삶의 만족을 향한 가상의 목적/목표라고 할 수 있을까?

 생애계획의 유용함을 설파하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이 우선이다.

 

Ph.D., CDF-I, GCDF, MCDS, Supervisor

(www.cbsc.co.kr와 개인블로그(http://blog.naver.com/woongtae_kim)에서 더욱 많은 칼럼을 읽을 수 있습니다.)

 

* 이 씨리즈 글은 David Heyd Franklin G. Mille의 논문(Life Plans: Do They Give Meaning to Our Lives?, The Monist, vol. 93, no. 1)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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