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老眼)
글쓴이 : 김웅태            작성일 : 2010-12-27
나이가 들면서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것이 신체의 노화이다. 노화 현상 가운데 비교적 단기간에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노안인데, 대개 40세를 넘어서면서 서서히 진행되다가 45세를 전후로 급격히 진행된다. 근시안의 경우에는 정상안에 비해 노안이 다소 늦게 진행되어서 필자는 이를 젊어서 근시로 고생한 분들이 다소 늦게 찾아온 노안으로 조금이나마 보상을 받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고도 근시인 필자도 노안이 다소 늦게 찾아왔지만 올 해를 고비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 되었다. 노안이 부쩍 심해지면서 가장 좋아하는 여가활동인 낚시에서 적지 않은 불편함을 느끼고 있고, 전자부품을 다루는 취미는 이제 더 이상 즐기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이 외에도 흠뻑 빠져 살았던 몇 가지 일과가 일상에서 빠르게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노안이 찾아오면서 다소나마 위안을 삼는 것은 그 동안의 일상에서 지나치리만큼 꼼꼼했던 (마치 현미경 같은) 관점에서 벗어나 조금은 전체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보게 된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커리어 개발 과정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항목 중의 하나가 터널 비전(tunnel vision)을 갖는 것인데, 마치 터널을 통해 보여지는 광경이 세상의 모든 풍광이라고 착각하는 제한된 시각으로는 넓디 넓은 세상의 다양함과 가능성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게 되고 선택과 실천의 폭을 좁히기 때문이다.

노안이 심해지면서 상담자와 선생의 입장에서 관여하고 살폈던 것을 (이제는 더 이상 자세히 살펴볼 수 없으므로) 한 걸음 물러나 동반자의 입장에서 보게 된 것이 노안이 가져다 준 가장 큰 선물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셈이다. 상담가로서 ‘판단’보다 ‘수용’이 더 쉬워지고, 강/약점을 찾기 보다는 장점만 보게 되며, 어떠한 상황이라도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우연’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더욱 편해지면서 필자의 상담 스타일도 변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역시 상담가란 직업은 나이가 들면서 더욱 즐거워지는 것이라는 것을 실감하면서, 더불어 세상의 모든 상담가들도 피할 수 없는 변화를 즐겁게 수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Ph.D., Supervisor, CDF-I, GC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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