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두 번째 10년
글쓴이 : 김웅태            작성일 : 2011-03-26

중국 사회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 분들의 말을 빌리자면, 중국은 ‘3세기(century)가 공존하는 사회’ 또는 ‘지구 상에서 자본주의가 가장 발달한 사회’라고 표현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필자의 짧은 경험에서도 이 같은 느낌을 가진 적이 있으나, 사실 깊이 접해보지는 못하였다. 다만 커리어 개발 분야에 한정해보면 앞서 인용한 표현에서와 같이 3세기에 걸친 인식과 행동이 공존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19세기의 관점에서 보자면 비록 중국 사회의 변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국민들이 대대로 이어온 직업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아직 많지 않다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으며, 중소도시나 내륙 깊이 위치한 지역에서는 농경사회의 문화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서 국민들의 커리어 개발을 위한 정책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농민공으로 대표되는 대규모의 인구이동과 직업전환은 20세기 기계문명이 급격히 확산될 때의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어서 (비록 일부 사회문제가 제기되기도 하지만) 개인 중심의 커리어 개발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생각도 갖게 된다.

이러한 중국에서 볼 수 있는 21세기의 모습은 무엇일까? 경제적인 측면에서 빈부격차가 매우 극심하다는 점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전 세계의 신기술이 각축을 벌이는 나라답게 대도시 어느 곳에서나 가희 선진문명(문화가 아니다!)이 만개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커리어 개발 분야에서 21세기적인 면을 찾아 본다면 몇 해전에 북경에서 개최되었던 글로벌 커리어 컨퍼런스를 들 수 있겠다. 이 행사의 규모가 크기도 하였지만 필자가 놀라웠던 것은 NCDA를 비롯하여 선진 각국을 대표하는 민간 커리어 개발 분야의 관계자들이 다수 참가했던 것과 NCDA 및 관련 기관의 리더들 대부분이 이 행사에 함께 했다는 점이다. 당시의 행사도 그랬지만 지금까지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그 당시의 규모로 세계적인 행사를 개최한 국가는 아직 없다. 또 단편적인 장면들이지만 중국계 미국인이 NCDA 회장을 역임한 적이 있으며 미국 사회에서 중국 출신의 커리어 전문가들이 보여주는 활동상 또한 부러움을 금치 못하며, 작년부터 급격히 이슈가 된 아시아권 국가들의 커리어 개발 연합에서도 중국이 주도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을 제쳐두고 필자가 가장 부러워하는 21세기 중국의 모습은 커리어개발지원인력에 대한 국가수준의 표준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대학 커리어 센터의 상담자들이 GCDF 자격을 보유토록 하는 것인데, 비록 현직 교수라도 GCDF 자격을 보유해야만 커리어 센터에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 (우리나라 대학의 경우에는 교수들이 센터운영의 책임을 갖는 것은 흔하지만, 불행하게도 교수들이 센터운영에 직접 관여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보직경험을 쌓는 과정에서만 센터장이나 책임자의 지위를 갖고 있다.) 필자가 만났던 북경대학의 센터장이든 내륙 깊숙한 오지의 대학에서 근무하는 센터장이든 모두 GCDF 자격을 보유하고 있고, 현재 중국에서 이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수가 수 천명에 이르고 있어서 대학 울타리를 넘어 사회 속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GCDF 자격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은 우리나라의 직업상담사 자격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양자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질적인 측면에서 매우 큰 차이가 있다.

중요한 것은 중국사회가 커리어 서비스의 질적 관리가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현실이다. 우리나라 고용정책과 관련하여는 고용중심정책에서 이행노동시장정책으로의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 되었지만, 정부차원에서든 민간차원에서든 이에 대한 준비가 거의 되어 있지 않다. 이는 무엇보다도 양적 지표에 매몰되어 국가와 민간 모두가 앞으로 나갈 방향을 설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 확대하자면 포퓰리즘의 한 단면이라고도 생각되는데 정부차원에서라도 자신들이 하는 일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

이제 21세기의 두 번째 10년이 진행 중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커리어 개발 분야에서도 21세기 사회다운 모습들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주요 선진국에서 볼 수 있는 커리어 분야의 발전은 한결 같이 현장 활동가들의 신념과 노력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것이며, 이점은 우리나라에서도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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