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하기
글쓴이 : 김웅태            작성일 : 2011-04-18

상담에서 경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적극적 경청’이란 표현이 있을 만큼 일상생활에서도 경청은 매우 중요합니다.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의사소통과 관련하여 오래 전에 이어령선생께서 우리나라와 서구사회의 소통방식 차이에 대해 “우리는 수신자 중심이고 서구사회는 발신자 중심”이라고 쓰신 적이 있습니다. 필자의 경험으로도 발신자 중심의 소통방식에서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억양과 몸짓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대화의 주체가 ‘나’라는 것과 자신의 의도를 명확하게 하려고 애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에 수신자 중심의 소통에서는 같은 의도라도 듣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높으므로 조심스러운 표현을 사용하며, 대화의 주체(주어)가 드러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문화에서는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이해하기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주체와 전달하려는 내용과 감정 등을 뚜렷하게 전달하려는 발신자 문화에서도 맥락과 구사하는 어휘에 따라 서로 다른 해석이 이루어지는 것을 생각해보면 우리의 대화가 상대적으로 더욱 어렵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일상의 대화에서든 상담에서든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조차) 대화가 어려워지는 것은 상대의 진술을 이해하려 노력하기 보다 상대가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지 파악하려는 노력을 통해 대화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수신자의 관점에 따라 동일한 표현이라도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많기 때문에 (사람들은 듣고 싶은 것만을 듣고 보고 싶은 것만을 본다!) 전달하려는 내용보다 의도를 파악하려는 시도가 나쁜 것 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상담자로서 가장 요구되는 필수조력기술이 내담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수용과 존중이라는 점을 떠올려 본다면, 내담자의 의도를 파악하려고 애쓰는 대신에 내담자를 이해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상담과정에서 경청은 필수기초기술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든 일상에서든 경청하기는 생각하기 보다 매우 어려우며, 경청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특별한 훈련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상담과정에서 내담자가 진술할 때는 내용뿐만 아니라 감정도 함께 전달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훈련이 안된 사람들은 내담자가 진술하는 내용(content)에만 귀를 기울일 뿐 내담자가 전달하(려)는 감정에 대해서는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게 됩니다. 또 커뮤니케이션 강좌에서 항상 지적하듯이 언어를 통해 전달되는 소통의 양은 30% 이하이고 대부분이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따라서 유능한 상담자라면 언어적으로 전달되는 내용과 감정뿐만 아니라 비언어적으로 전달되는 내용과 감정 모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습니다. 내담자의 상황이나 욕구는 내용보다 감정을 통해 명확해지는 경우가 많으며 상담자라면 결코 이를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경청은 들으려는 적극적인 의지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의도를 파악하려는 노력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내담자를 수용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갖고 내담자가 전달해주는 내용과 감정 모두에 귀를 기울일 때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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