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지 않는 부분이 더 중요하다.
글쓴이 : 김웅태            작성일 : 2012-02-08
눈에 안 보이는 것들에 더욱 많은 주의와 관심을 두어야 한다.
삶과 일의 균형이 중시되는 요즈음은 여가활동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필자의 여가활동은 견지낚시와 집 수리이다. 간혹 있다. 집을 수리하는 것이 여가일 수 있느냐는 질문도 받지만, 필자의 흥미발달이 R, I, S영역에서 잘 이루어져 있다는 설명으로 대신한다. 즉, 직업이 S 코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므로 흥미발달의 또 다른 영역은 R과 I가 크게 요구되는 집 수리가 필자에게는 매우 좋은 여가활동이다.

필자의 ‘집 수리’에는 기능이나 미관을 회복시키는 작업 외에도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이 포함된다. 그러다 보니 간단한 책꽂이와 책상을 만드는 일, 배선이나 배관 등은 물론이고 창고나 농막을 짓는 일도 하게 된다. 집 수리에는 창조 개념이 많이 적용되므로 기존의 공간에 변화를 주어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비록 고된 작업이 수반되더라도 즐거운 활동이 된다. 이 과정을 간략히 적어보면, 공간개념을 설계한 후 공정과 자재에 따른 작업방법을 결정하고, 주/부자재 구입, 작업공구를 준비한 후 작업순서에 따라 새로운 공간의 창조활동이 이루어 진다.
최근 지인의 부탁으로 연휴와 휴일, 그리고 퇴근 후의 시간을 활용하여 자그마한 음악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스튜디오 시공은 일반 사무실과는 전혀 다른 자재와 공정이 적용된다. 스튜디오는 무엇보다도 방음(흡음, 차음)이 중요하므로 벽의 구조가 ‘마감-차음-흡음-차음-구조재-흡음-차음-흡음-차음-흡음’으로 이루어지고 한 면의 벽을 만드는 경우에도 사무실에 비해 5배 이상의 노력이 소요된다. 그러나 방음공사가 일반공사와 달리 어려운 것은 여러 겹의 벽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벽면 안쪽에 빈 공간이 생기지 않도록 작은 메워주는 매우 번거롭고 품이 많이 드는 작업 때문이다. 벽체 시공의 전 과정에서 이 일을 반복해야 하므로 이 공정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들은 진척이 없거나 태만한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이처럼 방음공사의 경우에는 눈에 띄는 부분보다도 벽 안쪽에 얼마나 정성을 들이느냐에 따라 품질이 결정되므로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완전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난 10년 간 우리나라의 커리어 개발 분야는 국가차원의 시스템 구축을 비롯하여 개개인의 인식전환에 이르기까지 괄목할 만한 향상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이라는 눈에 보이는 성과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개인의 내적성장과 적응, 그리고 시스템의 완성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두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는 마치 스치로폼으로 채워진 매끈한 샌드위치 판넬로 만든 집을 보면서 단지 깨끗한 공간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자그마한 위해요소에도 극히 취약한 임시공간을 만드는 것이 상담자나 기관, 그리고 국가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눈에 보이는 것 보다 안 보이는 내면의 성장이 없이는 누구도 제 역할을 다 하기기 쉽지 않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공공기관의 방음시설을 보면 불연재(난연, 방염)로 마감을 해야 함에도 그렇지 않은 곳을 간혹 발견하게 된다. 소방법에 위배되는 것은 물론이고 화재 시 참사로 이어진다. 이러한 현장의 경우에는 벽 안의 시공 또한 조악하거나 부적합한 자재로 시동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서, 번듯한 외관 만을 내세우며 대형참사의 불씨를 안고 생활하는 것과 같다. 만약 불행한 일이 발생한다면 어느 누가 그 짊을 질 것인가?
내담자의 자기효능감이나 커리어 신념 등이 낮은 상태에서 단지 일자리정보의 제공이나 일방적인 구직교육이 능사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커리어 상담에서는 결코 없어야 한다.

Ph.D., CDF-I, GCDF, Supervis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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