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아이덴티티
글쓴이 : 김웅태            작성일 : 2012-09-17
처음 만난 사람과 인사를 나누는 경우 우리들은 습관적으로 명함을 주고 받습니다. 상대방으로부터 명함을 받으면서 대개는 상대방의 이름과 직업 또는 직장을 확인하게 되며, 상대방도 나의 이름과 직업을 기억하기를 기대합니다. 일상에서 1년 동안 몇 장의 명함을 교환하고 있을까요?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결코 적은 수는 아닐 것입니다. 우리의 명함교환은 습관적일 정도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직에 근무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상대방의 이름과 직업을 정확히 기억하거나 명함을 통해 상대방의 직업을 알 수 있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상대방에 대해 관심이 있는 경우에는 직업이나 신상에 대하여 추가적인 질문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실상 매우 잘 알려진 인물이 아니거나 혹은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그 간의 경험을 통해 대충 짐작하는 수준이지요. 상호성의 원리라고 할지 나의 명함을 건네 받은 상대방도 대략 비슷합니다.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 한, 낯선 사람에 대한 인식이 선명하게 기억되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성공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꽤나 구체적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어떠한 일을 하는 사람인지 또는 상대방이 갖고 있는 직업상에 대하여 말하는 대로 인식하게 됩니다.

당신의 명함을 받은 상대방은 마음 속으로 이렇게 질문 할 것입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인사를 나누며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있다고 소개할 기회가 있더라도 대개는 명확하게 기억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만일 희망과 계획대로 커리어 개발에 성공하였다면 조금 다른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적어도 당신이 말하는 대로 그리고 상대방에게 기대하는 인식대로 당신의 '이미지'가 상대방의 마음 속에 그려질 것입니다. 이렇듯 사람에 대한 인식이나 이미지는 세 가지 차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자기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이미지”가 있고, 두 번째는 “다른 사람들이 인식 해주기 바라는 나의 이미지”, 그리고 세 번째는 “다른 사람들이 실제로 인식하는 나의 이미지”가 있습니다. 다양한 삶을 통해 우리의 이미지는 상이한 모습을 보일 수 있지만, 직업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하나의 이미지를 형상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 필자는 '커리어 아이덴티티'가 확립되었다고 말합니다. 아이덴티티의 해석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점이 있지만 아이덴티티를 “확립된 이미지”로 해석한다면, “아이덴티티=정체성”으로 보아도 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자기인식으로부터 시작하여 환경과의 접촉을 통해 정체성이 형성되듯이 직업적인 측면에서도 다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판단과 함께 외적인 요소 또한 중요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인식되기를 기대합니까?

흔히 물건을 평할 때 정품과 비품으로 구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품이란 단어에 대해 당신이 느끼는 감정은 어떻습니까?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무언가 결함이 있거나, 적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 최소한의 기능만 발휘하면 되는 것 등등입니다. 이에 반하여 정품 또는 명품에 대해서는 전혀 다릅니다. 기본적인 기능을 넘어선 특별한 기대를 갖게 됩니다.
일상의 경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지속적으로 기대수준을 충족시켜 주거나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상품들은 정품이 되고 나아가 특정 상품의 표준이 됩니다. 이는 바로 기능 중심의 상품에서 브랜드 중심의 상품으로 전환되었다는 것이며 브랜드가 확립된 상품은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만일 동일한 비용 또는 약간의 가격차이가 있을 때 비품과 정품 가운데 구매한다면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아마 별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또한 반복되는 구매과정을 통하여 두 상품에 대한 신뢰는 더욱 벌어지게 될 것입니다.
사람을 상품으로 보는 견해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노동시장은 사람을 팔고 사는 곳 - 사실은 각 개인의 역량이 거래되는 곳 - 입니다. 당신이 고용주로서 사람(정확하게는 사람의 능력)을 구매한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동일한 비용을 지급한다면 어떤 사람을 구하겠습니까? 이 경우에도 브랜드가 우선적으로 선호될 수 밖에 없습니다. “I Brand”의 의미가 가장 명확하게 구별되는 곳은 노동시장이며, 커리어 개발은 지속적으로 “I Brand”의 가치를 높이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브랜드 시대에 있어 “I Brand”란 곧 “누구에게 팔 것인가”와 “무엇을 팔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자기 자신이 중개자가 되고 판매자가 되어야 했지만 현재는 중개해 주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넘치고 있습니다. 판매방법을 몰라도 브랜드 가치만 확립되어 있다면 얼마든지 높은 가치로 자신을 팔 수 있는 세상입니다.

마케팅 분야에서 잘 알려진 '포지셔닝'의 개념을 인용하여 자신의 브랜드에 적용해보면 어떨까요? 만일 당신의 브랜드가 '인지도 사다리'의 저 아래 낮은 순위에 있다면 어떻게 해야 노동시장에서의 승리자가 될 수 있겠습니까? 당신의 대처 방안은 무엇이 되겠습니까?
여기에 '포지셔닝'의 진정한 의미가 있습니다. '안 되는 시장'에서 '안 되는 제품'으로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마음 속에 새로운 사다리를 놓고 그 사다리의 맨 꼭대기에 자리잡는 것입니다. 즉, 순위를 올리는 경쟁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의 제공자'가 되는 것이 '포지셔닝' 전략의 핵심인 것입니다. '포지셔닝'은 커리어 개발에 있어서도 매우 유용한 개념입니다. 특히 잠재고객(구인자)의 마음 속에 상품(자신의 역량)의 위치를 설정하는 것은 브랜드 가치의 의미를 무엇보다도 잘 나타내 준다고 봅니다. 자신이 추구하는 커리어 포지셔닝에 따라 커리어 개발의 성공여부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커리어 포지셔닝전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량을 바탕으로 커리어 개발이라는 게임의 규칙을 바꾸거나 싸움의 장을 바꾸는 것”입니다. 명품은 극히 제한된 상품이지만, 상품의 영역은 우리가 만들기에 따라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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