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대의 커리어 상담
글쓴이 : 김웅태            작성일 : 2012-05-15
커리어상담과 심리상담은 어떠한 경우에도 분리되지 않는다. 이는 단지 커리어상담의 뿌리가 심리상담에 있다는 사실에서뿐만 아니라 커리어개발행동이 인간행동의 한 측면이라는 절대적인 사실로부터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커리어상담이 심리적 안정이나 사고의 개선보다 행동측면, 특히 의사결정과 수행에 많은 관심을 두며 진로/노동시장 정보와 학습/구직/직업 기술 등의 향상을 다루는 것이 특징이자 심리상담과 구별되는 측면이라 할 수 있겠지만, 이 모든 활동의 기저에는 인지적 및 정서적 안정을 전제가 깔려있다. 다시 말해 자아존중감이나 진로효능감 또는 진로사고와 같은 심리영역에서의 건강함이 충분치 않은 경우에는 아무리 정확하고 풍부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라도 효과적인 커리어개발행동을 어렵게 한다.



커리어상담의 태동 초기에는 자신의 특성, 특히 흥미나 적성과 같은 기술적 특성의 이해/발견과 이에 부합하는 직업의 탐색이 주를 이루었다. 적어도 당시에는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의 한계와 직업이나 직무의 수행방법이 명확했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커리어 개발 측면에서 세계적인 관심은 귀향하는 젊은이들이 무엇인가 할 일을 갖도록 하는 것이었으며(급격한 대학진학, 구직서비스의 확산이 이 시기에 본격화 되었다), 전쟁으로 인해 지연되었던 경제부흥에 힘을 쏟으면서 직업정보의 제공이 심리적 특성의 이해 못지 않게 중요해졌고 현대 커리어상담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토대가 되었다.

현대의 커리어상담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개인의 특성과 가능한 부합하는 직업의 선택이 여전히 중요하고, 개인들이 이러한 능력을 갖추도록 돕는 것이 여전히 핵심과제였지만, 정보기술의 급속한 확산과 구조조정으로 대표되는 이 시기에는 기술적인 적합보다 더욱 확장된 범주의 인간-환경 간의 조화가 중요해졌고 결과적으로 커리어상담에 인지측면의 대폭적인 강화가 도입되었다. 또한 대규모 구조조정은 직업정보를 제공하는 혁신적인 방법들을 만들게 되어 1960년대 후반에 태동한 전직지원서비스(outplacement service)가 1980년대 후반에 꽃을 피우게 되었다.



2012년 판 한국직업사전을 보신 분이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그 방대함에 놀라게 된다. 2,000쪽에 이르는 백과사전 형태의 이 책자에는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거의 대부분의 직업이 망라되어 있다(11,655 직업). 일반적으로 800개 내외의 직업에 경제활동인구의 70% 이상이 종사하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직업사전에 수록된 직업은 현재 시점에서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직업을 소개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어떠한 커리어상담자도 이 많은 직업을 이해하거나 외우고 있기란 불가능하다. 그리고 과거처럼 수십 개 내외의 대표직업에 대해서만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진로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준다.

한편, 대기업 대졸신입사원의 1/4이 입사초기에 사직하거나 높은 수의 청년실업률로 대표되는 ‘고용의 미스매치’(여기에는 여성과 중장년도 포함된다) 문제와 관련하여 단순히 일자리 부족으로 간주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지나치게 단순화시키는 것이다. ‘고용 없는 성장 시대’에서는 청년들뿐만 아니라 모든 근로자들이 미스 매칭의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즉, 개인특성과 직업간의 부조화나 정보부족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원인과 대처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오래 전에는 개인의 특성을 파악하거나 직업정보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커리어 서비스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급속한 변화와 극단의 불확실성 시대에서는 무엇보다도 각 개인의 주도적인 커리어 개발이 이루어지도록 돕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내담자가 커리어 상담자 보다 직업정보를 더 스마트하게 접하게 된 세상에서 여전히 커리어 상담자의 역할을 중요하게 만드는 것은 내담자의 인지적, 정서적 건강함과 향상을 촉진시켜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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