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해야 하는가
글쓴이 : 김웅태            작성일 : 2012-05-02
이따금씩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를 때가 있다. 중요하고 급한 일,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 등의 순서로 선택하고 수행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막상 이를 충실히 따르는 것은 쉽지 않다. 상충되는 일들 가운데 선택을 해야 하거나, 수행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또는 결과에 대한 확신이나 일의 의미가 불분명한 상황에서는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적어도 그 일을 해야 한다는 판단이 선 후에야 순서가 의미를 갖게 된다.

개인의 문제도 이러한데 형평성과 중립성이, 게다가 공공성이 강조되는 국가나 지역사회의 정책을 다루는 문제에서는 선택과 결정의 어려움이 매우 커질 수 밖에 없다. 단순하게 생각하자면 중요성, 긴급성, 공정성, 파급효과 등과 같은 평가척도를 정하고 가중치를 부여하여 판단할 수 있겠지만(사실 평가척도와 가중치 배분이 의사결정에서 가장 중요하다), 여기에 민심이라 불리는 여론(많은 경우 합리적인 판단과는 거리가 있다)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는 분들의 고충이 결코 녹녹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공무원교육기관에서는 ‘의사결정’, ‘문제해결’ 등과 같은 교육과정이 매년 끊임 없이 개설되어 많은 공직자들이 이들 과목을 수강하고 있다. 그럼에서 불구하고 정책결정이나 사업시행이 매끄럽게 진행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데, 가장 합리적이어야 하지만 때로는 가장 비합리적인 주장(이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가장 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이 발목을 잡기도 하고, 때로는 일선 기관의 무능이 갈등을 초래하거나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사업이라도 유념해야 할 것이 있는데, 절대 다수의 동의를 받은 것만으로는 모든 것을 정당화 시킬 수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과 같은 다양화 시대에서는 집단오류로 인해 더욱 큰 문제가 발생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온 과거를 돌아볼 때 결코 작지 않은 오류를 경험해 왔다. 그리고 그 대부분의 원인은 사회의 발전에 못 미치는 함량 미달의 정치인들과 전문성이 결여된 관료들에게 있으며, 이를 방조한 국민들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가장 큰 잘못은 각 분야에서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에게 있다. 정치인이나 관료들을 가르치고 국민들에게 올바를 방향을 제시해주어야 하는 전문가들이 이들과 야합하거나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책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많은 문제들이 만들어 지고 어려워진 것이다.

커리어 개발과 관련된 수 많은 정책오류와 시행상의 잘못을 볼 때마다 끓어오르는 화를 참아내기가 쉽지 않다.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이권을 탐하며, 자리 보전에만 힘쓰는 사람들이 허비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기회와 자원들을 볼 때마다 극단적인 분노가 치솟기도 한다. 그리고 그 모든 잘못의 원인이 바로 전문가임을 자청하는 나에게 있다는 점이 더욱 화가 나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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