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좋은 상담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글쓴이 : 김웅태            작성일 : 2013-01-15
다른 사람을 돕는 일에서 즐거움과 만족감을 못 느끼는 사람은 없다. 비록 형편이 안되거나 여타의 이유로 항상 돕는 것이 어려울 뿐이지 크고 작은 도움을 줌으로써 인간의 행복감이 커지는 것은 어떤 사람도 부정할 수 없다. 누군가를 도울 때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모두 고귀하고 값진 일이기 때문이다.

커리어 상담이나 코칭 또는 교육, 또는 누군가의 성장을 돕는 일로부터 특히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다른 누군가로부터 좋은 영향을 받았던 사람인 경우가 많으며, 특히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조언, 교육, 지도, 또는 상담을 받음으로써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일부는 비록 직접적인 조언이나 지도를 받은 경험은 없지만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을 매우 가치 있게 여기는 사람들이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상담자로서 성장하였고 성공했다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이 이 범주에 속한다.

인생을 살면서 다른 누군가로부터 일절 조언이나 지도를 받아보지 않은 사람은 적어도 현대사회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상담자의 길을 걷는 사람들은 어떠한 사람들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구체적인 통계는 없지만 필자의 경험을 돌아보면 ‘상담’ 또는 ‘커리어 상담’을 직업으로 선택하여 입문한 사람들 가운데 1년이 경과하면 대략 50%가 이직하며, 5년 후에도 상담을 직업으로 유지하는 비율은 5% 이하가 된다. 또한 10년 이상의 시일이 경과된 후에는 불과 1% 내외 만이 현업에서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사회문화적으로 다르다지만 서구의 경우에는 10년 이상의 시일이 경과해도 직업유지율이 90%를 넘는 것과 크게 비교가 된다. 이 같은 현격한 격차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도 상담직업에 대한 입문시기의 인식 차이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나 서구에서나 동일하게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통하여 다른 사람을 돕는 일에 대해 커다란 가치를 두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상당한 시일이 지나도 여전히 상담직업에 종사하며 만족한 삶을 영위하는 반면, 이 같은 인식이 다소 부족했거나 다른 이유로 상담직업을 선택한 사람들은 3년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나라에서 상담을 직업으로 선택하는 분들의 대부분은 사람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나 누군가로부터 좋았던 상담경험을 갖고 있기 보다는 입직이 쉬운 직업이기에 선택한 경우가 매우 많다. 그 결과 상담자로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지식, 기술, 태도 등이 결여된 상태로 직무를 수행할 수 밖에 없고, 이는 다시 조기 전직이나 퇴출로 이어지게 된다. 이 같은 일은 개인이나 사회 그리고 국가 모두에게 크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으며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노동부와 여성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

이와는 달리 성장을 거듭하는 커리어 상담자들은 비록 각자의 활동장면과 역할이 다르지만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을 갖고 있으며 이들을 본 받는 것만으로도 커리어 상담자로서의 훌륭한 토대를 갖출 수 있다.

1. 내담자와 내담자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인다.
내담자가 보여주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며, 내담자를 한 사람의 인간으로 존중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자신의 가치와 경험을 근거로 내담자를 판단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내담자가 어떠한 감정이나 행동을 표출하든 또는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든 상담자 자신의 주관적인 감정과 가치를 대입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상담자-내담자 간의 협력관계 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2. 내담자의 행동으로 판단한다.
내담자가 스스로에 대하여 과장하거나 축소하여 말하는 것에 현혹되지 않고 오직 내담자가 보여주는 행동에 근거하여 상담을 진행한다. 또한 커리어 상담과 심리상담 간의 가장 큰 차이가 현실세계에서의 사실(fact)과 근거(evidence)이므로 이 것들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분명하거나 막연한 기대를 갖고 섣불리 개입하거나 조언하지 않는다.

3. 자신이 보유한 역량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많은 커리어 상담자들이 합당한 해석능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심리검사도구를 활용하고 있다. 심리검사가 내담자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지 도 모르는 상태이거나 검사결과를 올바르게 해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심리검사를 실시하고 해석해주고 있다. 이는 천부당 만부당 한 행위이다. 가장 좋은 검사도구는 상담자 자신이며, 내담자를 진정으로 도우려는 마음 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역량을 넘어서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 또한 배경이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어설프게 상담절차를 따르는 것도 내담자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혹여 상급자나 선임자가 강조하는 개입절차가 있다면 맹목적으로 따르기에 앞서 배경이론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달라고 하라. 충분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의 개입은 막연한 기대를 갖고 사막횡단을 시도하는 것과 같다.

4. 높이 올라 전체를 본다.
내담자가 취업욕구를 표현했다고 곧바로 구직지원으로 이어가는 것은 정글 속의 작은 빈 틈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과도 같다. 얼마 가지 못해 우거진 수풀로 막히거나 어떤 곳으로,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 지 모르는 상황에 봉착하게 된다. 설사 운이 좋아 정글에서 벗어나더라도 그 곳은 진정으로 희망하는 곳이라기 보다는 원래의 자리 근처를 맴돌다 나온 것에 불과하다. 내담자가 왜 그러한 욕구를 갖게 되었는지, 어떤 요인들이 영향을 미쳤으며, 앞으로 어떤 잠재적인 장애가 있을 것이며, 어떤 요인들이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등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상담전략과 계획을 수립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략적이지 못하며 전술적인 행동을 한다. 내담자에게 도움이 될 장기목표에 집중하고 개입활동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우선이다.

5.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라.
평생교육시대를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비록 여가차원일지라도 생명을 다하는 순간까지 삶의 만족을 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욕구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직업생활에서 만족스럽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 또한 찾아보기 어렵다. ‘상담’을 직업으로 갖고 있는 사람도 누구나 자신의 직업에서 만족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러기에 끊임 없이 학습하고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불행하게도 수 많은 커리어 상담자들이 학습을 외면하거나 손 쉬운 학습방법을 찾아 다닌다. 최소한 10년 이상 크고 작은 다양한 학습장면에서 참으로 많은 커리어 상담자들을 가르쳐왔지만 커리어 상담에 대하여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자발적으로 그리고 몰입하여 읽은 사람은 거의 만날 수 없었다. 편안한 상황을 찾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졌기 때문이다. 상담자라면 자신과의 싸움에서 결코 져서는 안 된다. 내담자의 삶에 개입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오늘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진정으로 좋은 상담자가 되기를 소원한다면 이상의 다섯 가지를 충실히 지키는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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