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질-요인(Traits-Factors) 이론의 이해와 활용
글쓴이 : 김웅태            작성일 : 2009-07-21
커리어개발 과정에서 직업이나 직무의 선택을 위한 도움이 필요할 때 빠지지 않고 활용되는 도구의 하나로 직업흥미진단(Holland 진단)이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이 도구는“각 개인이 갖고 있는 직업흥미 또는 관심이 직업이나 직무의 특성과 잘 맞을수록 과업이나 교육을 용이하게 수행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직업이나 직무에서의 만족도 높을 것”이라는 가정에 근거하고 있다. 이는 직업흥미진단이 학교나 산업현장을 가리지 않고 가장 많이 활용되는 도구라는 점에서도 이와 관련된 이론의 유용성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흥미진단도구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서 비롯되어 잘못된 선택을 유발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널리 알려진 만큼의 오용도 많다. 흥미진단도구의 오용은 무엇보다도 도구에 대한 맹신을 비롯하여 사정(assessment)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부족에 기인한다.
잠시 개인의 특질 중의 하나인 흥미와 관련하여 두 가지 측면을 생각해보자. 먼저, 흥미는 어떻게 발달하거나 형성되는 것일까? 그리고 형성된 흥미는 시간에 대해 안정적일까? 사실 흥미는 긍정적 및 부정적 강화를 통해 발달되고 형성되지만 흥미이론에서는 형성이나 변화과정에 대해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따라서 특정 강화에 의해 왜곡된 흥미는 개인의 본질적인 특질이 되기 어려우며, ‘집단의사결정’의 문화적 특성이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흥미를 개인의 특질로써 충분히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흥미이론을 포함하여 특질-요인 이론의 효용성은 개인의 특성과 직무가 요구하는 과업 특성을 일치시킨다는 측면에서 찾을 수 있지만, 현재와 같이 변화의 속도가 빠른 세상에서는 특정 시점에서의 일치를 보인다고하여 미래의 수행에 대해서까지 만족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으며 이미 형성된 개인의 특질이 향후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 (물론 현재의 특질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지 못한다) 실제로 커리어 성공은 특정 조건들의 부합보다는 개인이 환경(특히 직장환경)과 조화를 이루면서 직무만족을 증가시키고 결과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때 기대할 수 있다.

모든 개인은 독특한 유형이나 특성을 갖고 있으며, 이를 측정하여 다양한 직무요건과 연결시킴으로써 직업적 만족이 증대될 수 있다는 핵심가정에 근거한 특질-요인(Traits-Factors)이론은 개인차에 대한 연구에서 시작되어 심리측정 운동과 함께 크게 발전해왔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흔히 접하게 되는 흥미, 가치, 성격, 보유기술, 적성 등등의 진단과 검사가 널리 사용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직무관련 특징을 측정하여 미래의 직무성공을 예측하려는 속성을 갖고 있기에 산업현장에서 직무기술(job description)과 직무요건 연구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채용, 배치 및 선발을 위한 사정도구(assessment tools)의 개발과 직업정보의 구체화는 특질-요인 이론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산업현장에서 다양한 도구들이 활용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초기의 개념정립 이후, 특질-요인 이론이 지속적으로 발전해왔고 다양한 도구들이 활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사결과는 단편적인 수단일 수 밖에 없다. 이는 일에 대한 경험을 비롯하여 개인적 및 맥락적 배경 요인들이 커리어개발 과정에서 요인간의 부합보다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개인의 특질이 어떻게 발달해왔고 또 어떻게 변화할 지에 대해 어떠한 정보도 줄 수 없기 때문에 선택의 시점에서만 효과를 발휘한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이 이론은 발달론적 관점을 갖지 못하고 마치 정지사진과 같은 특성을 갖고 있다. 이와 더불어 특질-요인 이론에 대한 가장 큰 오해 - 이 이론을 상담자 주도적이며 융통성이 부족한 검사지향적인 방법으로 인식 – 는 이 이론의 효과적인 활용을 더욱 제한하고 있다. 실제 이 이론은 “주관적 기법과 객관적 기법 모두를 사용하여 개인의 태도, 흥미, 개인적 배경, 지식, 교육수준, 적성 등에 대해 많은 정보를 수집하여 개인에게 최적인 커리어를 찾도록 돕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결정론적인 입장에서 개인의 커리어를 ‘지도’하는 것처럼 잘못 활용되고 있다.

현대의 커리어개발에서는 이와 같은 특성/요인의 제한점과 오용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이 이론이 갖고 있는 커다란 유용성으로 인해 거의 모든 커리어개발 모형에서 개인특질의 측정을 포함시키고 있다. 특질-요인 이론은 보다 큰 관점을 갖는 직장적응(work adjustment)이론을 거쳐 개인-환경-일치(person-environment-fitness) 모형으로 발전하였으며, 이 모델은 모든 사람은 자신의 과업환경과 긍정적인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려는 욕구를 갖고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익히 알듯이 개인이 과업(직장)환경에 대해 요구하는 것이 있고 직장환경도 개인에게 요구하는 것이 있다. 따라서 양자의 조화와 일치를 위해 개인은 직무요건을 충족시켜야 하며 상대적으로 직장 또한 개개인의 욕구를 실현시켜야 한다. PEC 이론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1. 과업성격과 직장환경은 잘 어울려야 한다.
2. 개인의 욕구는 과업환경에 대한 적합성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다.
3. 과업장면을 특정짓는 강화체제와 개인적 욕구는 안정성과 직무유지의 중요한 측면이다.
4. 개인(근로자)의 속성과 작업환경의 요건이 부합될 때 최적의 직무배치가 된다.

앞서의 특질-요인 이론이 개인의 특질과 직업(무) 요인간의 정적인 일치를 강조하는데 비하여 직장적응을 강조하는 인간-환경-일치 이론은 개인의 능력과 가치를 포함하는 여러 변인들과 직장환경과의 일치를 강조한다. 즉, 과업의 속성을 포함한 직장 전반의 환경적 요소가 더욱 중요하며 개개 요인이 아니라 개인과 환경 모두의 종합적인 일치를 중요시 한다. 이러한 개념적 틀에서 보면, 내담자 또는 직원들이 선호할 수 있는 직장환경을 찾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인의 직무만족 욕구를 고려해야 한다. (잘 알려져 있듯이 직무만족은 생산성, 직무몰입, 재직기간 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직업적응 이론은 내담자 또는 직원들이 갖는 만족의 중요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각 개인에게는 하나의 직장 장면(또는 직무)가 아니라 각자의 기술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직업 장면에서 만족할 수 있도록 적응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한편, 성격구조(personality structure)는 주로 능력과 가치로 구성되는 성격의 “안정적 특징”으로 보고, 성격유형(personality style)은 개인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전형적인 일시적 특성(typical temporal characteristics)”으로 본다. 개인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직업가치와 직업능력을 갖는 경우에는 이상적인 직장적응을 이루지만, 어느 일방의 변화라도 개개인에게 불만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때 각 개인은 능동적이든 수동적이든 직장적응을 높이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PEC 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성격유형이 직장적응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커리어 설계시 주안점을 최고의 개인-환경-일치에 둘 필요가 있다. 이는 CDP 체계에 따라 개개인이 자신의 특질과 직무요건과의 일치에 초점을 맞추어 커리어 목표와 실천 방법을 강구하는 것 이상으로 직장환경과의 적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CDP 제도가 도입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한계점을 보이는 것은 지난 호에서도 밝혔듯이 제도 상의 문제보다는 직장의 문화적 측면이 가장 큰 영향을 준다.) 즉, 개인차원의 IDP를 구상할 때 문화적 측면을 중심으로 한 직장환경의 요소가 크게 좌우한다는 점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PEC 이론은 특성-요인 이론의 많은 부분을 수용하였기에 이 모델에 따른 커리어개발에서 가장 크게 주의할 점은 개인에 대한 측정 결과에 따라 커리어개발의 방향과 방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주요 측정 대상은 직업가치과 직업기술) 따라서 단편적인 측정이나 평가에서 벗어나 다양한 정보를 구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 이론이 시사하는 바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직장환경에 직면하고 있는 현실에서 상담자와 개인 모두 변화하는 직장환경의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적절한 수행습관를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특성-요인 이론과 인간-환경-일치 이론의 또 다른 한계점을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두 이론 모두 측정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다양성(diversity)에 대한 고려가 충분치 않은 도구들이 범람하고 있는 현실에서 측정 대상이 되는 개인/집단과 도구의 개발시 참조하였던 준거집단과의 문화적 일치성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집단을 대상으로 적지 않은 도구들이 개발되었지만 근본적으로 모든 사람이나 집단에 적합할 수는 없다. 특정 조직에서 만든 뛰어난 도구가 있더라도 그 도구를 차용하여 개인과 직무간의 일치 불일치를 넘어서 개인과 환경 간의 일치를 예측하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될 수 없다.

[커리어 팁]
각 개인에게 적합한 직업이나 직무를 예측하기 위해 활용되는 대표적인 도구들은 직업흥미진단과 직업가치관진단이다. 현장에서는 각각의 도구에 대한 타당도와 신뢰도가 큰 차이를 보여 경우에 따라서는 도구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말을 자주 한다. 표준화 도구를 사용할 경우에는 무엇보다도 사정환경과 사전준비, 준거집단과 유사 또는 동일한 집단, 편향의 제거 등이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비표준화 도구의 경우에는 주관적 해석능력의 차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침)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는 이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준비 없이 사정이 실시되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측정결과에 대한 수용을 어렵게 한다. 따라서 사정을 활용할 경우에는 사정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제반요인들에 대해 신중하게 준비하고 실시하여야 한다.
커리어개발을 돕는 것이 커리어 컨설턴트의 역할이라는 점에서 내담자/고객의 커리어 플래닝 및 대안 탐색 단계에서 사정도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사정의 활용을 고려할 때는 무엇보다도 “사정의 활용이 고객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판단이 우선되어야 하며, “도구의 사용목적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내담자/고객의 입장에서 도구사용의 가장 큰 혜택은 준거집단 및 측정집단 내에서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다. 상담자 입장에서는 개별적인 상담에 따른 시간 부담을 줄이는 것이 가장 큰 활용목적이다. 간혹 경험이 부족한 컨설턴트는 사정도구가 내담자에 대한 특정 정보를 알려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상은 상담을 통해서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정보만을 알려줄 뿐이라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필자가 상담시 활용하는 도구를 간단히 소개한다.

1. 개인의 특성 파악
직업흥미: 홀랜드진단 (표준화와 비표준화 도구를 동시에 사용)
WWM(World of Work Map; 흥미분야와 기술수준 파악 및 홀랜드 진단의 검증)
직업가치: 직업가치관진단 (표준화)
보유기술: 역량진단(표준화), 전용성기술진단(비표준화)
2. 환경적응 및 조절
선호환경 및 수행: MBTI진단 (표준화), 성격 5요인진단 (표준화)
가치관진단: 로키치가치진단(Rokeach Value Survey; 비표준화)
신념 및 자신감: 진로사고진단(Career Thoughts Inventory; 표준화),
진로전환진단(Career Transition Inventory; 표준화)

커리어플래닝을 위한 자기이해 단계에서는 관심분야의 파악이 중요시 된다. 원론적으로 보자면, 관심분야의 파악은 어떠한 분야가 적합하며, 어떤 수준의 직무가 현재 적합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발전과 적응할 가능성이 있는가 등에 대해 답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각각의 질문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A 내적으로 자신의 직업흥미가 어떤 직무영역에 있는가를 파악한다.
이를 위해서는 흥미진단을 이용하되, 현재 활용되는 도구의 재표준화가 시급한 실정이므로 전용성기술진단 또는 WWM 진단을 병행하여 확인한다. WWM은 홀랜드 코드를 완벽히 수용하며 직무군에서 요구하는 기술수준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직장환경의 변화와 무관하게 발휘할 수 있는 기술분야의 파악이 필요하므로자신의 전용성기술을 명확하게 파악한다.

B 관심 직무가 자신의 가치와 일치하는 지 확인한다.
관심 직무를 통해 이루려는 것들에 대해 정리한다. 장기 및 단기적으로 얻고자하는 것들이 수입, 명예 등과 같은 외적보상 외에 무엇이 있는지 정리한다.
단기적인 관점에 집중한다면 기존의 직업가치관진단 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100세 이상의 수명을 생각하여 장기적인 가치관과 부합하는 직업을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로키치가치진단 또는 ILP(Integrated Life Planning) 가치진단 도구를 활용한다.

C 외적으로 관심분야가 어떠한 산업주기(industrail preiod)에 있으며, 최소 10년 이상의 장기전망을 파악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관심분야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내용전문가를 통해 정보면접(information interview)을 실시하고, 관련 경제보고서를 찾아보는 것이다.
최적의 결정은 좋은 선택을 하는 것에서 출발하지만, 직장적응이 관건이 된다. 자신의 성격유형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직업(무) 분야와 수행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며, MBTI 진단이 도움이 된다.

D 수행과정에서의 컨트롤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파악한다.
우리는 환경과 더불어 살고 성장한다. 따라서 맥락적 요인들의 영향을 원활히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지속적으로 중요해진다. 자신의 계획대로 진전이 안되는 경우가 있다면 심리적으로 어떠한 부정적 사고를 갖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볼 필요를 느낄 때는 진로사고진단(CTI)의 도움을 받는다.


출처: 김웅태, 커리어휘트니스매뉴얼, ㈜씨비에스컨설팅 (2008)
김웅태편저, 국제공인커리어컨설턴트훈련매뉴얼, ㈜씨비에스컨설팅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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