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컨설턴트, 그들은 누구인가?
글쓴이 : 김웅태            작성일 : 2009-03-13

경력개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커리어컨설턴트라는 직업명도 자주 접하게 되었다. 이 명칭은 일상에서 사람들의 경력개발을 도와 주는 전문가라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고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을 전문가로 포장 시키기 위한 용어의 남발은 커리어컨설턴트의 역할과 책임에 대하여 잘못된 인식을 확산시키고 결과적으로 고객은 물론 자신에게도 피해를 입히게 된다.
커리어가 “일생 동안 일과 관련된 모든 경험의 총체”라는 의미는 수입을 위한 직업을 넘어서 모든 일과 관련하여 일생 동안 지속적으로 경험해 가는 학습, 유급의 일, 자원봉사, 여가활동 등등의 과정의 의미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직장인에게 국한시켜 커리어의 개념을 적용하는 것은 수 많은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컨설턴트는 컨설테이션(도움, 상담)을 제공(consulting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즉, 커리어컨설턴트는 타인의 커리어 개발을 돕거나 지원하는 전문능력을 갖춘 전문조력자의 의미를 갖고 있다.

고객을 돕는 방법과 관련하여 고객들로부터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코칭', '컨설팅', '카운셀링' 등의 방법 가운데 어느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가?” 이다. 이에 대한 답을 구하기에 앞서,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외과전문의, 내과의사, 간호사, 약사 가운데 누구로부터 치료를 받으면 되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 보자. 물론 정답은 치료하고자 하는 병과 환자의 특성 그리고 환경적 요인을 감안하여 단독 혹은 복합적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며, 이는 고객의 커리어개발을 돕기 위해 조력자들이 특정 수단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의 선택에 따라 단일 또는 복합적인 지원방안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에 대해서는 상담 경험이 풍부하거나 전문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며, 어떠한 형식이던 간에 (코칭, 상담, 교육, 지도 등등) 내담자에게 최적의 지원 방식으로 도움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현장에서 컨설팅을 제공할 때의 상황을 보면, 자기효능감이 매우 높으며 인지능력이 발달한 내담자에게는 주로 코칭 방법을 많이 적용하고 반대의 경우에는 교육과 함께 지도의 형식을 많이 적용하게 되며, 유능한 전문가일수록 다양한 지원방법을 능숙하게 구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컨설팅은 어느 특정한 방법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술한 바와 같이 컨설팅은 기본적으로 내담자를 지원하거나 돕는 모든 방법을 수용하는 개념으로써 특정 방법(특히 지시적인 상담 또는 문제해결을 위한 상담의 한 형태로 오해)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컨설팅 과정에서는 진단, 교육, 상담, 협의, 조언, 질문 등의 다양한 방법이 두루 적용되며, 단지 지난 과거의 역사 속에서 주로 지시적이거나 문제해결형 방법이 애용되었던 탓에 마치 컨설팅이 조력자 중심의 조력방법인 것처럼 오해되었을 뿐이다.

커리어컨설턴트의 수행방법 (개입방법, 절차, 도구)은 조력자와 내담자 간의 상대적 역할 관점에서 내담자의 욕구와 자기효능감 수준을 감안하여 컨설턴트의 제안에 의해 결정되지만 반드시 양자간의 합의가 전제 되어야 한다.


[그림] 커리어컨설팅 모형 : 생략

커리어컨설팅에서도 모든 전문상담에서와 같이 세 가지 중요한 사항을 새겨 둘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내담자와의 컨설팅 목표(컨설팅을 마쳤을 때 기대하는 상황)에 합의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목표 달성을 위한 과정과 이에 수반되는 과제 수행(예를 들어 특정 진단을 받는 것)에 합의하는 것이며, 마지막으로는 컨설팅의 전과정을 통해 필수적인 신뢰를 형성(rapport)하는 것이다. 커리어 컨설팅 과정에서 어느 것 하나도 결코 소홀이 할 수 없지만 신뢰형성에 대해서는 조금 더 강조할 필요가 있다. 상담과정 자체가 치료과정인 경우라면 신뢰형성이 편안함이나 안전감으로써 형성될 수 있지만, 커리어컨설팅의 경우에는 보다 엄격한 관점이 요구된다. 이는 커리어컨설팅이 현재 또는 과거에 초점을 두지 않고 내담자의 미래의 삶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며, 컨설팅(개입) 과정이 내담자의 삶에 예측하기 어려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는 커리어컨설팅에서의 신뢰형성은 내담자의 입장에서 컨설팅을 받음으로써 자신이 욕구가 달성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을 때라고 주장한다. (내담자 자신이 비용을 지불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면 신뢰형성이 안되었을 때 다시 한번 컨설팅을 받겠는가?)

모든 내담자는 저마다의 독특한 욕구를 갖고 있으며 환경에 대한 해석과 적응 과정 또한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내담자의 공통특성을 반영하여 일정한 형식의 상담 구조를 만들 수는 있겠지만 컨설턴트는 내담자의 유일성에 따라 개별적인 상담계획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상담계획을 수립할 수 업는 사람은 결코 어떠한 형식의 조력도 제공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며, 이러한 사람들이 컨설팅을 한다는 것은 대단히 무책임하며 윤리적인 측면에서도 비단 받을 수 있다.

커리어컨설턴트들의 활동 공간을 살펴보면, 직장 내 상담실, 인재개발원, HRD 및 HRM 매니저, 공공 및 민간 전직지원 서비스, 채용 및 배치 서비스, 각급 학교의 커리어 상담실, 헤드 헌팅 서비스 등등 매우 넓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비스 영역(consulting field)의 확대는 전문가의 활동을 촉진하고 다양화 시키지만,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준비 조차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스스로를 전문가로 홍보하려는 노력들이 난무하는 현실은 오히려 커리어 서비스의 전망을 어둡게 만든다. 한 사회에서 전문직업으로 인식된 직업들의 공통점은 모두 윤리규정 또는 기준을 갖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물론 윤리기준을 제정하고 지켜 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노고와 시간이 필요하지만, 자신을 커리어코치 또는 커리어컨설턴트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과연 이 점에 대하여 단 한번이라도 심도 있게 고민해 보았는지 반문해 볼 필요가 있다. 윤리기준은 사회적 윤리를 강조하는 선언문이 아니다. 그 보다는 특정 직업의 활동공간과 수행방법에 대한 정의, 전문성의 습득과 유지 및 개발, 공적 및 법적 행동 기준 등등에 대한 구체적으로 기준을 담고 있어서 전문인으로서의 입문은 물론 활동과 지속적인 역량 개발에 있어서 실제적인 영향을 발휘하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모든 GCDF(Global Career Development Facilitator)들이 윤리기준을 준수하는 서약을 하고 지키는 점은 커리어 서비스 분야에서 전문가를 지향하는 모든 이들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커리어컨설턴트의 입직과정을 살펴보자. 전통적으로 컨설턴트들은 최소한의 요구되는 교육경험과 실무경험을 이미 보유한 사람들이 각 컨설팅 회사에 입사하여 일정 기간 동안 실무수습훈련 (On the Job Training)을 받으면서 실무능력을 갖춘 후에 활동하게 된다. 커리어컨설팅의 모태가 되는 상담에서는 대학원과정에서 충분한 이론적 지식과 인턴 실습을 마친 후 초보 상담자로서 입문하게 되며, 입문 후에 수퍼바이저 자격을 갖춘 선임 상담자 또는 상급자로부터 규정된 수퍼비전을 받은 후에 비로서 독립된 전문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이러한 사실은 커리어컨설턴트의 입문과 관련하여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먼저 컨설턴트의 역할 범위에 대한 정의가 있으며, 역할 수행을 위해 공통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역량에 대한 정의, 입문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갖추어야 할 교육 및 실무 경험의 수준, 그리고 입문자가 받아야 할 훈련의 내용과 훈련 방법들이 체계적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세계 커리어컨설턴트 훈련의 표준인 GCDF 입문과정을 통해 이를 살펴보자. GCDF 자격과 훈련과정에 대한 엄격함에 대해서는 이미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연구기관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커리어상담 및 컨설팅 분야의 국가표준이 되도록 하기 위해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커리어컨설턴트의 역할과 수행방법에 대해서는 개념적으로나마 앞에서 정리하였으므로 요구역량에 대해서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사회문화적 배경에서 커리어컨설턴트로서 갖추어야 할 역량은 16가지로 파악되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는 이 중에서 12가지의 공통역량을 갖추어야 하는 것으로 동의하고 있다. 이들 역량을 갖추고 다양한 커리어개발 장면에서 능숙하게 발휘할 수 있어야 비로서 커리어컨설턴트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커리어개발의 특정 분야에서만 요구 역량을 갖추고 발휘한다면 해당 분야의 스페셜리스트 (헤드헌터, Job Placement Specialist)라고 할 수 있다.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커리어컨설턴트의 사회적 영향은 매우 크며, 따라서 단기간의 훈련으로 요구역량을 모두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입문 단계의 개념적 이해를 목적이 아닌 이상, 사전적으로 갖추어야 할 능력은 대학원 또는 대학에서 관련된 학과(상담, 심리, 사회복지 등등)를 마치고 실무 경험(순수한 커리어컨설팅 관련 업무)이 1,000시간~2,000시간 이상이 되어야 한다. 실제 GCDF 과정의 도입을 위한 사전 훈련(파일럿 과정)을 통해 밝혀 진 사실은 이 기준에 미달된 경우에는 훈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현장에서의 활동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GCDF 과정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교육 및 실무 경험을 동시에 충족시키거나 4,000시간 이상의 실무 경험을 보유한 사람들로 제한하고 있다. (직업상담사 1급 및 2급 자격은 역량 및 훈련 체계가 매우 미흡하므로 인정되지 않음) 훈련과정은 12가지 역량분야에 대한 기초적인 이론 및 실무 경험을 갖춘 사람들이 훈련을 받는 과정이므로 120시간~140시간의 훈련과정으로 편성되었으며, 70% 이상이 구조화된 실습 훈련으로 진행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GCDF 과정을 요약하면, 훈련을 이수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역량기준을 충족시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12가지 역량에 대한 구조화된 훈련을 통해, 실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역량 이상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훈련을 마친 후에는 2회에 걸친 시험과 심사 과정을 통과한 사람들에 한해 국제공인커리어컨설턴트(GCDF-Korea)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술한 바와 같이 커리어컨설턴트는 그 직업적 책임이 매우 막중하며, 따라서 철저한 준비 없이 실무에 임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볼 수 있다. 선진국에서 카운슬러의 자격에 대해 매우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은 이 직업이 단지 수입을 위한 방편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기 때문이다. 커리어컨설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매우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 전문 직업인으로 인정받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커리어컨설턴트의 활동과 책임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자신의 역량향상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김웅태박사
GCDF-Korea 대표 / ㈜씨비에스컨설팅 사장 / 광운대학교대학원 겸임교수
Career Counseling Supervisor,
Global Career Development Facilitator Instructor,
Global Career Development Facilit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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