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C/GCDF 한국사무국

효과적인 커리어 서비스

글쓴이 : 김웅태 작성일 : 2010-03-11

지난 6개월간 3건의 비즈니스 컨설팅 프로젝트를 마쳤습니다. 근 10년 만에 비즈니스컨설팅 프로젝트 현장으로 복귀(?)하여 코디네이터 겸 프로젝트 매니저로 보낸 시간이 화살 같다는 생각과 함께 다소 복합적인 감정을 생각을 갖게 합니다. 커리어개발 프로젝트라면 일상 하는 업무이므로 특별한 감정이 생기는 경우가 별로 없지만, 오래 전에 떠났던 현장으로의 복귀는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최근의 이슈에 대해 이미 낡은 마인드와 기법으로 대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과 함께 무엇보다도 고객들의 니즈에 대한 감각이 다소 무디어진 상태에서 수행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고객에 대해 갖고 있는 기대나 믿음이 서비스 현장에서 다르게 나타날 때는 적지 않은 당혹감을 갖게 됩니다. 고객들이 컨설팅을 의뢰하는 경우는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 대리인을 찾기 위해서, 그리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라는 것이 그 동안의 생각이었습니다. 또한 어떠한 경우이든 컨설팅을 의뢰하는 고객의 능력이 부족한 경우는 없으며,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는 만큼 최상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고객사 내부적으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상식이라는 생각입니다. 컨설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 산출물에 대하여 고객과 명확한 합의가 있어야 하며, 진행과정에서는 상호간의 역할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이러한 사항이 충실치 지켜지지 않는 경우에는 프로젝트가 완결되더라도 만족스러운 성과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프로젝트의 성패는 이상과 같은 세 주요요소에 의해 결정됩니다. 고객과 컨설팅 팀간의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합의된 목표를 정의하고, 수행과정에서 양자가 역할책임을 다할 수 있을 때 비로서 만족스러운 결과의 도출, 그리고 긍정적인 관계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원리는 모든 컨설팅 비즈니스에 적용되며, 커리어개발과 관련하여서도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커리어개발과 관련된 주요 컨설팅 이슈들은 CDP 구축 및 관련 프로그램 운영, IDP 프로그램 운영, 계층별 커리어개발과정 개발 및 운영, 퇴직프로그램 개발, 전직지원서비스, 커리어 센터 개발, 사내 컨설턴트 및 코치 육성, 커리어상담 등등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고, 이 모든 이슈를 다루는 과정에서도 세 가지 원칙은 변함 없이 적용됩니다.
커리어개발 서비스에 대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평가는 아직까지도 높지 않습니다. 주요기업에서 CDP와 관련한 제도도입이 일단락되었고, 한때 높은 선호를 보였던 전직지원서비스를 비롯한 일련의 커리어 서비스들이 지속적으로 도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평가는 그리 우호적이지 못한 상황입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커리어서비스를 활용하는 목적을 지나치게 낮게 설정하고 있고, 서비스 제공자는 보다 높은 차원에서의 서비스 효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커리어 서비스를 회피할 수 없는 비용차원에서만 판단한다면 고객과 제공자 모두에게서 장기적인 발전의 기회가 사라지게 됩니다. 조직의 핵심이념 달성에 도움이 되는 탁월한 선택이 될 필요가 있으며, 제공자 역시 이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선진국에서 좋았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좋을 것이라는 단순한 기대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환경에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지에 대해 명확하게 제시하고 동의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커리어 서비스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가 타당성이 결여된 주장을 펼쳐왔기 때문입니다. 노동시장에 대한 인식과 시장의 근본적인 특성이 해외의 다른 국가들과 크게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Fortune 500을 제시하며 우리에게도 반드시 필요하며 선진화되기 위한 방안이라는 주장은 국내 어떤 곳에서도 타당성을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사회적인 기대와 조직의 역할, 그리고 개인들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시도된 서비스들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을 그 동안 충분히 볼 수 있었고 이제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서는 우리사회에 적합한 서비스와 합당한 수행방식의 확립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시급한 것이 고객과 제공자 상호간의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일 것입니다. 신뢰라는 것은 기대하는 산출을 반복적으로 얻게 되었을 때 만들어지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산출물과 수행과정에 대한 절대적인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기대하는 결과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역할책임에 대하여 보다 분명한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으며, 제공자의 입장에서는 가능한 산출물을 합리적으로 제시하고 수행과정에서의 역할책임을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 입니다. 커리어 서비스를 비용차원으로 인식한다면 제공자에게 일임하고 기다리는 것으로 충분할 수도 있겠지만 높은 수준의 성과를 기대한다면 산출물과 수행과정에 대해 지금보다는 보다 많은 이해를 필요하며, 직접적인 개입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될 수 있을 때 서비스 제공자가 과업을 보다 충실하게 수행하게 됩니다. 한편, 서비스 제공자의 입장에서는 고객의 본질적인 욕구에 대해 보다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합리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장경제하에서는 비용의 관점이든 투자의 관점이든 커리어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필요하게 됩니다. 그러나 커리어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확립되지 않는다면 고객과 제공자 모두에게 발전의 기회가 제한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서비스의 궁극적인 결과인 산출물은 가능한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이 간단치는 않지만 적어도 HR 부서의 입장에서는 커리어 서비스의 산출물을 계량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전직지원서비스를 살펴보면 단순히 취업 및 창업율을 산정할 것이 아니라 연봉(본봉) 기준 향상율, 정규직 취업율,직급 향상율, 취업유지기간, 재취업기업의 규모 등을 산출물의 평가에 반영해야 할 것이며, 이와 더불어 조직내의 인식조사결과를 포함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