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핵심동기는 무엇인가?
글쓴이 : 김웅태            작성일 : 2009-12-11
동기의 중요성을 모르는 분은 없을 것입니다. 길게 논의하지 않더라도 성과를 담보해주는 가장 큰 요인 임에 분명합니다. 많은 경우에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비록 적절한 역량을 갖춘 경우라도 낮은 동기수준에서는 기대 이하의 결과만을 가능케 합니다. 또한 동기는 업무수행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의 모든 수행에서 핵심적인 작용을 한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커리어개발 장면에서도 동기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커리어 컨설턴트를 훈련시키는 과정에서 필자가 자주 묻는 질문 중의 하나가 “동기는 부여 가능한가?” 입니다. 많은 장면에서 ‘동기부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고, 동기부여 프로그램이나 교육과정이 넘치는 가운데 필자의 질문은 다소 엉뚱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교육의 목적이 ‘학습자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는 입장에 비추어 보면, 더더욱 ‘동기부여’라는 표현이 가능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이 표현이 다분히 교수자의 입장에서의 주도성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에 불과하다는 생각입니다. 학습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영향에 의해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이 변화하는 수동적 입장이 항상 반갑지는 않을 것입니다. 학습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사고와 행동능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으로써 교육이 아닌 학습의 목적을 정의하는 좋을 것입니다. 실제로 교육장면이든 상담장면이든 또는 일상생활에서 조차 외적인 영향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고 수용하는 것은 항상 내담자나 학습자의 몫입니다. 이는 어떠한 경우이든 상담자나 교수자가 내담자(또는 학습자)의 역할과 책임을 대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상담자의 역할은 내담자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가능한 객관적 상황의 인식을 돕거나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내담자 스스로의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동기는 어떠한 경우라도 매우 중요하며 인간행동의 원천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동기가 부여될 수 있거나 부여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현재 이후의 미래의 삶에 대한 역할과 책임이 전적으로 내담자의 몫이라는 점에서 어떠한 결정을 하든 모두 내담자의 내적 동기에서 시작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담장면에서 흔히 마주하는 장면 중의 하나로써 내담자가 몇 가지 가능한 대안들을 놓고 고심하거나 이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경우 또는 심지어 판단을 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의 상황에서 능숙하지 못한 상담자의 경우는 대개 내담자의 판단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거나, 각각의 대안에 대한 비교를 돕는 과정으로 상담을 이끌어 갑니다. 반면 능숙한 상담자는 내담자의 선택에 이르게 된 배경과 동기에 초점을 맞추어 상담을 진행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내담자가 선택에 이르게 된 핵심동기가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인데, 많은 경우 내담자들이 자신의 결정에 이르게 된 자신의 핵심동기를 명확하게 정의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안을 찾거나 선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전직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는 내담자의 경우, 대부분이 전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잃을 가능성이 높은 손실과의 비교를 통해 대안을 찾고 결정을 내리게 되지만 이 과정에서 검토하는 대안들이나 결정은 대부분이 일차적인 욕구나 문제의 해결책을 구하는 과정에서 떠오른 것들 입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전직하는 것이 자신의 삶에서 왜 중요한가?’에 대한 질문을 통해 핵심동기를 정의하는 것입니다. 이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스스로 찾아낸 ‘중요한 이유’가 ‘자신의 삶에서 왜 중요한가?’라고 재차 자신에게 질문해 봄으로써 보다 깊은 내면의 욕구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매우 단순하지만 내면의 핵심동기를 파악하고 정의하는데 있어 매우 효과적인 접근법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질문을 4~5회 반복함으로써 자신의 핵심동기를 정의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핵심동기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 경우에는 대개 세 번째나 네 번째 질문단계에서 다시 맨 처음에 답한 이유로 돌아가거나(순환적) 답을 하지 못하는(자신의 핵심동기를 명확히 알지 못함) 경우가 이에 해당됩니다. 자신의 핵심동기를 정의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처음에 찾은 일차적인 대안들이 맞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실제로 자신의 핵심동기를 정의하는 경우에는 대부분이 처음의 결정이나 대안과는 전혀 다른 선택이나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으며, ‘문제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해결책이 달라진다’는 일반적인 상식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담의 출발선에서 이 같은 차이는 결과적으로 내담자가 내리는 결정의 지속성이나 효과성 측면에서 매우 큰 차이를 만들게 됩니다. 커리어 상담을 요청하는 내담자들의 절대 다수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매우 건강하고 합리적인 사람들이며, 따라서 대부분의 내담자들은 자신의 핵심동기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이에 따른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비록 현재의 상담환경에서 상담자들이 받고 있는 비우호적 상황이 내담자와의 협력관계(Helping Relationship)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더라도, 상담가로서 자신의 핵심동기를 다시 한번 정의한 후 상담에 임하면 좋겠다는 기대를 갖게 됩니다.

상담자이든 내담자이든 자신의 핵심동기를 파악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질문하기’ 입니다. 기법측면에서 질문하기는 ‘폐쇄형’과 ‘개방형’ 질문 기법으로 구분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실상 질문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기법입니다. 이는 질문의 초점을 ‘알고 싶은 것’에 두기 때문입니다. 유능한 상담자라면 상담이 내담자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지를 먼저 파악하고, 상담의 목적을 정의한 후에야 내담자와의 상담을 진행합니다. ‘질문하기’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상담자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것은 폐쇄형이나 개방형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 즉 질문의 목적을 명확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질문이 정보를 파악하거나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된다면 질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이 크게 제한될 수 밖에 없습니다.

질문의 목적은  정보를 파악하거나 진술을 지속시키기  격려하기  문제를 정의하기 등으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상담과정에서 가장 많은 빈도로 활용되는 것은 정보의 파악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담자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도록 돕는’ 목적의 질문 입니다. 앞에서도 적었지만,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을 때 비로서 진정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핵심동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와 관련한 목적의 질문이 가능해야 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폐쇄형 질문은 사실과 정보의 파악을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며, 개방형 질문을 통해서는 내담자나 자신의 생각을 탐색하도록 돕기 위해 사용됩니다. 앞에서 예로 들은 “이 자신의 삶에서 왜 중요합니까?”와 같은 질문은 전형적으로 개방형의 형식을 띤 ‘문제정의’를 목적으로 한 질문이 됩니다. 이와 같은 질문을 통해 내담자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탐색할 수 있을 때 자신의 핵심동기에 더욱 가까워 질 수 있을 것입니다.
‘질문하기’와 관련하여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질문에 대한 답변 이후에 어떻게 상담의 방향을 이끌어 갈 것인가 또는 어떤 방향으로 자신의 생각을 계속해서 탐색할 것인가에 대해 의도를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질문을 하는 것 만으로는 핵심동기나 근본적인 해결책에 이르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질문을 할 때는 질문의 목적을 명확히 하고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시킬 것인가를 염두에 두어야겠습니다.

집체교육 현장에서 흔히 겪는 상황 중의 하나가 참가자들의 몰입부족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강사나 진행자의 입장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문제가 됩니다. 이러한 상황은 상담장면에서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데 의사결정 유형의 분류에 있어서 ‘순종형’, ‘지연형’, 그리고 ‘숙명형’이 이에 속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에도 가장 빠르고 근본적인 해결책은 자신의 내적 핵심동기와 현장을 연결시켜 주는 것입니다. 물론 내적 동기를 정의하고 파악하는 것은 전적으로 내담자의 몫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상담이나 교육과정에서 필자는 내담자(또는 참가자)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 “상담을 통하여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 “무엇이 당신을 상담으로 이끌어 주었습니까?”
- “과정을 통하여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 “저와 함께 어떤 이슈(또는 해결책)을 찾기 원하십니까?”

어떠한 목적으로 상담이나 교육에 참여하였든 이와 같이 내담자 스스로 자신의 핵심동기를 탐색하고 정의할 수 있는 질문으로 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드문 경우이지만 “교육에 참가하신 목적이 무엇입니까?”라는 직접적인 질문에 대하여 “가라고 해서 왔다” 또는 “쉬러 왔다”와 같은 답변을 하는 분들도 있지만, 이 경우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내담자가 스스로의 핵심동기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어떠한 이유로 응답하던 관계없이 “이 당신의 직업생활(또는 삶)에 왜 중요합니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하고 어떤 이익을 기대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정의할 수 있도록 도와 줌으로써 내담자나 참가자의 몰입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EAP(종업원지원프로그램) 상담장면의 사례를 풀어보면,

- "어떠한 생각이 상담에 참여하게 하였나요?”라는 논의로부터 시작하여,
- "상담을 통해 무엇을 기대하고 있습니까?”로 전개하고,
- "기대하는 내용은 내담자의 삶에서 얼마나(또는 왜) 중요합니까?”로 동기를 파악하며,
- "재차 “중요하다고 진술한 것이 내담자의 삶에 왜 중요합니까?라는 질문으로 핵심동기를 정의할 수 있도록 도와준 후,
- 복합적인 핵심동기(또는 핵심이슈)를 갖는 경우에는 우선 순위를 결정할 수 있게 돕고, 이에 따른 개념적인 해결방안(또는 대안)을 정리하여 실질적이며 구체적인 방안들의 사례에 대해 토의를 거쳐,
- 내담자가 주도적으로 결정하도록 합니다.

간략한 전개 사례이지만, 결국 동기를 만들거나 부여하는 것 모두 전적으로 내담자의 몫이 되는 것이 효과적인 상담으로 이끌어 줍니다.
물론 상담이 아닌 모든 행위에 대해서도 동기를 부여하거나 향상시키는 것은 전적으로 내적인 출발에서 비롯됩니다. 동기는 부여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이제 독자에게 적용하여 보면 어떨까요.
“당신의 어떤 생각이 이 글을 읽게 하였습니까?”
“이 글을 읽는 것은 당신에게 왜 중요합니까?”

당신만이 동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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