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 커리어상담자의 역할
글쓴이 : 김웅태            작성일 : 2016-09-07
우리에게는 다양화에 따른 문제해결능력의 향상이 시급하다.
경험의 한계일 수도 있고, 과거 오래 동안 지속되었던 획일화 사회의 영향에서 미처 벗어나지 못했거나 혹은 그 시대에 대한 반감이 새로운 관점의 수용을 억제하고 있을 수도 있다. 사실 다양화 사회로의 전환과정에서는 다극화 사회의 경험이 필수적이며, 지금의 우리사회는 다극화 사회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고 여겨진다. 국제정치 용어에서 시작된 ‘다극화’는 하나 혹은 두 국가 중심의 국제질서에서 3개국 이상의 강대국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국제질서 구조를 의미한다. 경제적으로는 수출이나 생산거점을 지구상의 여러 지역에 분산 배치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현상을 세계화의 초기단계로 보기도 한다.
특정 사회의 상대적 갈등을 측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극화 지수’를 활용하는데, 불평등 지수가 분포전체의 평균과 산포도 차이를 측정하는 데 반하여 다극화 지수는 주어진 변수의 분포변동에 초점을 두고 있다. 즉 이상분포와 대칭의 쌍봉분포는 불평등에서의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지만 다극화 지수는 명확한 특징을 보여준다. 현재 여러 가지 관점에서 측정된 우리사회의 다극화 지수는 비교국가들에 비하여 다소 높은 편인데 이는 여러 이해관계에 따라 형성된 집단들의 수가 많으며 꽤 높은 수준의 갈등을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사회를 획일화 사회에서 다양성 사회로 전환되는 과정에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갈등 또한 필연적이라도 말한다. 집단들 간의 동질성과 이질성이 필연적으로 갈등을 조장하고 심화시킨다는 논리인데, 이는 다극화 지수의 합리성을 설명하는 공리이기도 하다.
커리어 개발의 관점에서 획일화 사회는 사전에 결정된 삶의 경로 혹은 인생행로 외에는 다른 대안이 쉽게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사회이다. 과거 대안의 부재 혹은 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기회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비록 획일적인 삶일지라도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불합리하다는 인식이 그리 크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다극화 사회를 경험하면서 대안이 크게 확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각 집단들은 대안의 수용보다는 동질성의 극대화 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획일화 시대의 특징을 고스란히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양성은 기본적으로 풍부한 아이디어와 변화를 기초로 다양한 특색의 수용과 공존번영을 추구한다. 진로개발측면에서 다양성에 대한 논의는 꽤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는데,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이 위로 향하는 단선적인 진로를 대신하여 아래 또는 옆 방향으로의 진로개발 또한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꽤 가치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은 크게 두 가지 인식에서부터 확산되었다. 첫 째는 일의 세계를 비롯한 사회경제적 환경의 급격한 변화이고 다른 하나는 ‘보통의 삶’이 소위 선망하는 삶들에 비하여 결코 낮은 가치가 아니며 오히려 더욱 만족스러운 삶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의 형성이다. 즉 획일적 가치가 아닌 다각화된 가치들이 경쟁하면서 새로운 사회적 틀이 형성된 것이다. 그리고 진로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2000년대에 들어선 이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가차원의 생산성과 경쟁력 그리고 사회안전망 등이 절대적인 화두인 우리사회에서 탈획일화 된 진로패러다임이 자리잡기까지는 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러나 소위 정보기술의 급격한 발달에 따라 새롭게 만들어지는 직업보다 소멸되는 직업이 월등히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다각화 사회를 넘어서 다양화 사회로의 전환에는 분명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커리어전문가들의 진로 또한 새롭게 열리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전환과정에서 각 개인들의 삶의 질이 낮아지지 않도록 돕는 것과 전환과정에서 각 개인들이 경험하게 될 혼란과 좌절을 순조롭게 돕는 역할이 바로 우리들의 새로운 역할이며 진로인 것이다. 커리어 상담자 혹은 현장 활동가들 역시 이러한 전환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지만, 이러한 전환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면 우리들의 미래는 여전히 밝을 수 있다.

김웅태
Ph.D., CDF-I, GCDF, MCDS, Supervis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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