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관심을 두어야 할 것들
글쓴이 : 김웅태            작성일 : 2016-03-14

인간과 기계 간에 세기의 바둑 대국이 펼쳐지면서 양자 간의 경쟁이 다시금 전세계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번 대국의 승패를 떠나 이 게임의 궁극적인 승자는 필히 기계가 될 수 밖에 없다. 알파고가 지속적으로 약점을 보완한다거나 인간 바둑의 한계가 있다거나 등의 이유가 아니다.
본질적으로 이 게임의 목적은 매우 단순하게도 이기는 것이지, 심오한 바둑의 세계를 탐구하거나 첨단기술의 향연을 보여주는 것이 결코 아니다. 복잡한 가치체계를 지닌 인간과 달리 기계는 미리 정해진 단일가치(금번 대국에서는 단지 승리하는 것)에 충실하면 된다. 사람이 만들어 둔 논리체계에 따라 얼마나 빠르게 연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따라서 승패는 이미 오래 전에 예정된 것이며, 지금까지는 단지 소자의 연산속도가 기계의 유일한 제한이 되었을 뿐이다. 마치 공장의 로봇이 인간 보다 높은 생산성을 보이는 것과 다름 없다.

인간의 역할 가운데 상당부분, 특히 일의 세계에서 기계가 인간을 대신하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매년 초, ‘급변하는 직업세계’의 전망과 관련하여 수 많은 기사들이 경쟁적으로 보도되지만 이번 대국과 같이 사람들의 마음에 현실적인 충격을 가져다 준 사례는 많지 않다. 기술의 발달 속도가 일반적인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다는 현실을 생생하게 보았으며, 기술에 의한 노동의 대체 속도 역시 예상을 크게 넘어설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은 바로 이점이다. 기계가 인간을 능가한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
인공지능에 대한 맹신 또한 크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생명과 같이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높은 가치에 직면해서 단 한번의 논리적 실수는 결코 용납될 수 없기 때문이다. 바둑에서의 논리적 오류나 한계는 단순히 승부에서 패하는 것이지만, 인간의 존엄성과 관련된 가치판단에서는 어떠한 실수도 쉽게 수용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 커리어 상담의 과거를 돌아보면, 우리 역시 지나치게 단일가치에 치중해왔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인간은 그 존재 자체로도 귀하디 귀한 존재이다. 직업적인 역할을 잃은 경우 일상의 삶에 고통이 따르거나 때로는 약한 존재로 인식될 수 있겠지만 인간이라는 점은 어떠한 경우에도 변치 않는다. 단일한 가치를 중심으로는 우위에 있음으로 인해 우수하거나 조력자의 위치에 설 수 있지만, 우리의 도움을 기대하는 셀 수 없이 많은 ‘인간’은 결코 단일가치로 판단할 수 없는 존재 이다.
서울 노원구 광운로 53, 3층 (303호)   Tel. 02.592.3307  |  Fax. 02.924.3307
COPYRIGHT CBSC CONSULTIN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