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전의 2월을 기억하며
글쓴이 : 김웅태            작성일 : 2016-02-24
학교 울타리 안에 머물러 있었던 커리어 상담이 세상으로 나온 지 만 18년이 되었다. 정확할 지 모르겠으나 1998년 2월의 마지막 날에 모 통신사의 희망퇴직자 5백여명을 대상으로 전직지원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우리나라에서 유료 커리어 상담 또는 산업차원의 서비스가 시작된 것으로 기억한다. 그 이듬해 1999년에는 또 다른 통신사의 희망퇴직자 4,500명(3년 후 15,000명으로 증가)에 대한 전직지원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본격적인 유료상담/서비스 시장이 열리게 되었다. 커리어에 대한 확장된 정의 안에서 살펴보면 직업소개업 또한 커리어 서비스 영역에 포함되니 실제 산업역사는 훨씬 앞으로 당겨지겠지만, 적어도 훈련된 커리어 상담자에 의해 ‘상담’만으로 비용을 청구할 수 있게 된 것은 전직지원서비스의 도입 이후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전직지원서비스는 퇴직자의 재취업지원이 기본 목적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 보다 훨씬 광범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비록 전직 또는 재취업이라는 결과 중심적인 시각으로 볼 때는 효율적인 재취업 또는 전환서비스에 불과할 수도 있겠지만, 현대적인 커리어 상담이 어떻게 준비되고 제공되어야 하는 지에 대한 가이드 역할로서 매우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전직지원서비스가 갖고 있는 또 다른 가치는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다급하게 도입된 커리어 서비스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모 통신사의 도입배경은 외환위기 이전이 1997년 초에 회사의 사업구조조정을 위해 선행적으로 협의하여 도입된 것이며, 이후 상시 구조조정시대를 맞이 하면서 경영효율화와 종업원몰입 향상 등의 다차원적 목적을 위해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계에 머물던 구조화된 커리어서비스는 청년층의 미취업/실업 고착 및 대학구조조정과 맞물리면서 지난 10년에 걸쳐 대학사회에도 빠르게 도입되었으며, 비록 산업계의 서비스 방식과 형태에 비하여 질적, 양적으로 크게 부족하지만 학생상담이나 부직알선 수준의 학내 커리어 서비스의 위상을 크게 신장시켰다. 물론 고등교육기관의 커리어 상담과 서비스의 미래는 산업계에서의 장기전망에 비하여 밝을 것으로 기대된다. 커리어 서비스는 또한 복지정책과 맞물리면서 영역을 확대하는 기회를 가졌으며, 중고등학교의 자유학기제, 진로교육법 도입 등을 통하여 보다 넓은 바다로 나아가는 전기를 맞고 있다. 향후 수 년 후 맞이하게 될 장면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심리상담의 영역으로 간주되는 진로/직업 적응과 관련된 영역으로의 확장과 심리상담과의 상호보완적 관계설정이 될 것이며, 이 즈음에 이르렀을 때 비로서 커리어 상담이 제 모습을 온전히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본격적인 커리어 상담이 도입된 지 20년을 바라보고 있으며, 공공서비스이든 민간서비스이든 적지 않은 우여곡절을 겪으면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결과적으로 완성도 측면에서는 아직 미흡하지만 다양한 커리어 서비스 플랫폼이 갖추어졌으며, 무엇보다도 셀 수 없이 많은 ‘커리어 상담자’들이 육성되었다. 장기적이든 단기적이든 커리어 서비스는 질적, 양적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이룰 것이다.
필자가 기억하는 초기활동가들 중에서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는 분들은 극소수이지만, 적어도 십 년 이상을 현장활동가로서 활동하고 있는 분들은 매우 많다. 소위 1만 시간의 법칙에 비추어 적어도 양적 기준을 넘어서는 분들이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러니 이즈음에서 한 번 생각해보자. 자신의 직업에서 성공했다고 인정되는 사람들 – 하나의 전문영역에서 10년 이상 활동했다면 직업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이 이제 이 분야로 진입하였거나 진입을 고려하는 사람들로부터 받게 될 질문들을 찾아보고 자신 만의 철학이든 생각이든 널리 알려주기 바란다. 또 이제 커리어 상담자로서의 길에 들어선 분이라면, 10년 후에 자신이 받게 될 질문이라 생각하고 질문에 답할 준비가 될 수 있기 바란다.

Q1. 당신의 직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당신이 사소하거나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Q2. 어떤 종류의 칭찬, 상, 명성 등이 당신에게 의미가 있으며, 왜 그러한 것들이 당신에게 의미가 있거나 또는 의미가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가?

Q3. (이 직업을 시작하면서) 당신이 처음에 가졌던 커리어 목표나 꿈 등이 실현되었는가? 당신의 모든 목표나 꿈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하여 어떻게 느끼는가?

Q4. 당신이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거나 성취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Q5. 당신이 죽은 후에는 어떻게 기억될 지에 대해 염려하고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

Q6. 요식적인 행위나 관료체계, 옹졸한 정책들, 험담 등에 대하여 어떻게 견디어 내는가, 그리고 왜 견디는가? 이러한 일들에 대한 당신의 철학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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